연재 … 2009 신춘방담(新春放談) ⑨
윤 영 신(서울타임스회장)

◆쑥이 삼밭에서 자라게 되면 받쳐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며, 흰모래가 개펄 속에 있으면 모두 검게 된다. (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날, 與之俱黑)

우리는 지난 회(回)에서 동래태수(東萊太守) 양진(楊震)과 창읍현령 왕밀(王密)의 대화에서 사지(四知)에 관한 의미를 익혔다.

어두운 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暮夜無人知) 내세우며 뇌물 받기를 청하는 하급관리에게 사지(四知:天知,地知,子知,我知)를 들어 엄숙하게 꾸짖는 고위 관리의 태도를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다. 무슨 리스트가 그리도 많은지, 우리의 권력 지향적 관료문화(官僚文化)에서 언제쯤 벗어나는 것 일까.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요즘 우리 주위의 관심사 중의 하나는 관청(官廳)의 갈팡질팡 하는 교육정책이다. 교육이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였으니 어찌 아니랴. 명심보감(明心寶鑑) 권학편(勸學篇)에서 순자(荀子)는 말한다. "배움을 그쳐서는 아니 된다.

푸른색은 쪽 풀에서 취하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며(靑取之於藍, 而靑於藍=청취지어람,이청어람), 얼음은 물이 얼어서 된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빙수위지(氷水爲之, 而寒於水=빙수위지, 이한어수)하였다."순자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하는 전국시대의 학자이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인간의 본성(本性)은 악(惡)한 것이다. 선(善)이란 만들어 지는 인위적(人爲的)인 것이다. 사람의 본성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이익(利益)을 추구(追究)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본성을 그대로 따르면 인간사회는 쟁탈(爭奪)이 생기고 양보(讓步)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삭막(索漠)한 세상이 될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질투(嫉妬)하고 증오(憎惡)하는 마음을 안고 있다. 이러한 본성(本性)을 그대로 따르면 남을 해치게 되고 성실(誠實)과 신의(信義)가 없어진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감각적(感覺的) 욕망(慾望)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러한 본성(本性)을 그대로 따르게 되면 음란(淫亂)하게 되고 예의(禮義)와 규범(規範)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본성을 따르고 감정에 맡겨 버린다면 반드시 싸우고 다투게 되어 규범이 무너지고 사회의 질서(秩序)가 무너져서 천하(天下)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순자(荀子)는 결론(結論)한다. "인간은 후천적(後天的) 사법(師法)의 도(道)에 의하여 인도(引導)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교육을 통하여 그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의 성악설(性惡說)은 인성론(人性論)이 아니고 사회학적(社會學的) 개념(槪念)으로 교육론(敎育論)과 예론(禮論), 제도론(制度論)으로 구성(構成)된 개념(槪念)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Blue is extracted from the indigo),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나다. 남풀에서 청색을 추출(抽出)하고, 물이 얼음으로 변화(變化)하는 과정(過程)들이 교육(敎育)의 의미(意味)로 비유(比喩)되어 있음을 우리는 본다.

순자(荀子)는 인간의 교육에 미치는 환경(環境)의 영향(影響)도 강조(强調)한다. "삼밭의 쑥은 받침대를 대지 않아도 삼처럼 곧게 자란다." "흰모래가 개펄 속에 있으면 모두 검게 된다."따라서 머무름에 있어 반드시 좋은 환경을 골라야 하며 서로 사귐에 있어 옳고 선(善)한 자(者)와 함께 하여야 함은 사악(邪惡)한 사람의 영향을 막고 정도(正道)에 다가가기 위함이다.

순자(荀子)는 다시 인간의 처세(處世)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모든 사물(事物)에는 그 시작과 원인이 있는데 영예(榮譽)와 오욕(汚辱)이 오는 것은 인간의 인품(人品)과 덕망(德望)에 의한다. 말은 화(禍)를 부를 수 있고 행동(行動)은 치욕(恥辱)을 초래 할 수 있으니 그 처세(處世)함에 신중(愼重)해야 한다."고 그는 우리에게 가르친다. 배움을 이루는데 중요한 것은 일관(一貫)된 의지(意志)와 실천(實踐)임도 순자(荀子)는 강조한다.

"잘 달리는 말도 한 번에 열 걸음을 뛸 수 없으며(駿驥一躍, 不能十步), 야위고 둔한 말이라도 열흘 동안 달리면 따를 수 있으니 성공은 참고(忍) 포기(抛棄)하지 않는데 있음(駑馬十駕, 功在不舍)."을 그는 우리에게 금과옥조(金科玉條)로 가르치고 있다. 순자(荀子)는 공부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이렇게 제시한다.

훌륭한 스승에게서 직접 배우는 것을 최선으로, 선인(先人)들의 가르침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을 다음으로, 혼자서 경전(經典)을 공부하는 것은 매우 위태로운 일로 지적(指摘)하였다.

그것은 예법에 근본을 두지 않은 자세로 지적(指摘)하며 "손가락으로 황하를 측량하고, 창으로 기장을 절구질 하며, 송곳으로 단지 속의 꿀을 먹으려 하는 것과 같아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하였다.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고, 인의(仁義)를 근본(根本)으로 하는 교육(敎育)이여야 예(禮)가 사방(四方)으로 통(通)할 수 있는 지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