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부귀면 게이트볼연합회 강수열 회장

▲ 강수열 회장

4월 8일은 이른 아침부터 진안군 부귀면이 한바탕 떠들썩한 날이었다.

11년째 명맥을 이어가는 게이트볼 대회가 열린 잔칫날이기 때문. 소속 회원만 해도 벌써 500명을 넘긴다니, 게이트볼에 대한 열정은 산을 다 달굴 지경이다.

9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들로 구성되었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혈기에 장내가 뜨겁다. 부귀면 게이트볼 회장직을 맡고 있는 강수열(83·부귀면 봉암리 부천마을)씨를 만났다.
 
△게이트볼 대회를 언제 시작하게 되었나?
"91년도가 첫 출발한 해다. 소속 회원만 해도 성별 구분 없이 500명이 넘는다. 9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남부권대회가 진행 중이다. 남부권과 동부권으로 나뉘어져 있던데, 소속 팀은 어떻게 결정하나?
"1개 면을 기준으로 한 팀을 결성할 수 있다. 남부권은 진안읍, 주공 1차, 주공 2차, 부귀, 백운, 성수, 마령면이 소속되어 있고, 동부권은 동향, 안천, 상전, 용담, 주천, 정천면이 들어가 있다. 한 해에 두 번씩 동부권과 남부권이 맞붙는다."
 
△게이트볼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건강에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용담댐으로 고향을 잃었다. 새로 정착한 동네를 무료하게 서성거리며 시간을 보냈던 참에 게이트볼을 알게 됐다. 게이트볼은 허리를 굽혔다 펴야 하고, 당구처럼 각도를 어떻게 맞출 것인지, 머리를 굴려야 하기 때문에 허리통증과 치매예방에 매우 좋은 운동이다. 처음에는 4명 정도가 호기심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어 입소문을 타게 됐다."
 
△재미있는 얘기도 많을 것 같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많이 가입해 있다. 아주머니들이 호미로 밭을 매다 돌멩이에 부딪혀 딱딱 소리가 나면 내일 당장 게이트볼 한 경기 치르자고 야단이라고 한다.(웃음)"
 
△게이트볼 연합회장직을 맡으면서 혹시 어려움이 있었나?
"게이트볼 모임을 이끌어가려면 회비를 내야 한다. 자식들이 주는 용돈이나 겨우 받아 생활하는 빈곤한 노인들에게 회비는 부담스러운 '장애물'이다. 겨울이면 난로를 쬐어야 하는데, 기름 넣을 돈도 부족해 덜덜 떨며 경기를 진행한다. 날 잡아 하루 종일 게이트볼을 하다보면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다. 식사를 해야 하는데, 음료수 하나 제대로 사 먹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게이트볼이 노인들에게 즐거움과 활력을 주기 때문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본다.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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