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체장애인협회 류태옥 회장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매년 돌아오는 날이지만 변한 것은 많지 않다. 여전히 장애인들은 빈곤하고, 인도조차 제대로 활보하지 못한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북신체장애인협회 진안지부 류태옥 회장(59)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 류태옥 회장
△ 사고로 장애인이 되셨다는데.
=정미소에서 방아를 찧는데, 기어에 손이 말려들어가 장애인이 됐습니다.

△ 당시 아픔이 크셨겠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무서워 1개월 동안 집에서 방문만 쳐다보고 있었어요. 모든 사람이 나만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손가락질 하는 것만 같고.

△ '너와 나는 다르다'라는 생각은 폭력일 수도 있어요. 비장애인들이 평등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할 텐데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장애인은 차별의 대상입니다. 취직하기도 어려워요. 저 같은 경우에도 모든 이력서가 거부당했습니다. 그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더군요. 화가 나서 말입니다.
△ 생활하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끼실 텐데요.
=전 왼손잡이입니다. 오른손으로 글을 쓰려니, 진땀이 날 정도로 힘들더군요. 넥타이를 맬 때도 다리에 꿴 상태로 목으로 올려 맵니다. 둘 다 연습했더니 좋아지긴 했습니다만 이런 곤란함은 많이 있어요.

△ 진안 읍내를 돌아다닐 때 인도 이동 등 어려움을 겪을 것 같습니다.
=장애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동입니다. 전 다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청을 들락거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진안군청에 절대 가지 못합니다. 설령 휠체어를 밀고 올라가도 계단이 버티고 있어요. 서너 명이 휠체어를 들어야 합니다. 또 군청마당에 돌을 깔아서 움직이기가 무척 고됩니다. 게다가 진안에는 저상버스가 없습니다. 진안에 2,500명의 장애인이 거주하는데, 시골에 사는 장애인들은 외출이 매우 힘들죠.

△ 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에 진안읍내 인도는 너무 가혹하다 싶습니다.
=여기서 터미널까지만 가려해도 모험을 해야 합니다. 그냥 도로로 달립니다. 전동스쿠터를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에게 주지 않고, 장애인이면서 동시에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만 줍니다. 기초생활수급권자가 아닌 장애인은 의료보험공단에 신청을 해야 하는데, 절차와 수급이 너무 까다로워요. 또 20% 자부담을 해야 합니다.

△ 장애인들이 청와대 앞에서 투쟁을 한 덕분에 활동보조서비스제도를 법으로 제정했고,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한다고 들었습니다.
=활동보조 서비스인이 장애인의 집에 와서 심부름이나 가사 등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네 시간이면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 장애인 문제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무엇일까요?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도가 매우 낮아요. 95%가 빈곤하고, 1% 정도만 밥 먹고 살만 합니다. 장애인복지관에 대해 한 마디 말씀 드리고 싶은데, 위탁을 저희에게 맡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군청 측은 장애인단체를 총괄하는 연합을 만들어달라고 하지만 그건 무리에요. 특성도 다르고, 단체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무엇보다 비장애인의 편견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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