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희망을 찾아서 42
진안읍 구룡리 예리마을 성상득 씨

▲ 성상득씨가 오디를 수확하고 있다.
뽕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오디. 그 열매를 수확하려는 손길이 분주하다. 진안읍 구룡리 예리마을에 살고 있는 성상득(51) 씨도 오디 수확이 한창이다. 성씨는 5년 전부터 오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오디뿐만 아니라 복분자와 오미자 등도 함께 재배했다. 이전보다 더 낳은 결과를 얻기 위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확의 기쁨 어디에 비할까
예리마을에서 한참을 오르고 나서야 뽕나무 밭에 도착할 수 있다. 어림잡아 해발 450m는 족히 되어 보였다. 이처럼 높은 지역에서 오디를 재배하는 탓에 농장이름도 '진안고원농장'이다. 산등성이에 자리한 뽕나무밭은 2,000그루가 심어져 있다. 뽕나무에는 울긋불긋한 오디에서부터 검 불그스름한 오디까지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고 있다. 성상득 씨는 검은 자줏빛을 띠고 있는 오디만을 수확한다. 스무날 동안은 오디 수확에 신경을 써야 할 형편이다.

오디는 5월 말에서 6월 중순까지 수확을 한다. 보름간 수확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성상득 씨는 좀 더 여유를 두고 수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디는 이맘때 수확해요. 적어도 5월 말에는 오디를 따야죠. 하지만 지금도 늦었다고는 볼 수 없어요. 한 품종에 15일 걸리죠. 뽕나무를 여러 품종 심고 싶어서 심은 것은 아니지만 5가지 품종이 재배되고 있어요. 그런 연유로 6월 20일까지는 수확을 해야 합니다."
농부에게 수확의 기쁨은 어디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흘린 땀만큼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오디, 판로만 정해져 있어도

오디 열매를 수확하기까지는 많은 관심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 끝에는 꼭 걸림돌이 있다. 바로 판로다. 성상득 씨는 오디 판매를 위해 청과시장에 출하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운반비를 비롯해 이것저것을 제외하고 나면 농민에게 남는 것은 한숨뿐이다. 힘들게 농사지어 남 좋은 일만 시켜주기 때문이다.

오디를 재배해 수확하는 것은 농부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이다. 그렇지만, 판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성상득 씨는 자치단체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역에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민이 개인적으로 홍보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나름대로 홍보를 한다고 하지만 어렵습니다. 올해보다 내년을 위한 홍보를 합니다. 그렇게 오디를 먹어본 사람들이 소문을 통해 찾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치단체에서 그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진안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무엇이 있는지, 언제 어떠한 농산물이 생산되는지 등을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농가 소득창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아마도 농민들은 판로 걱정 않고 원 없이 농사만 지었으면 하는 생각인 것 같다.
 
오디, 친환경 농산물로 신청
성상득 씨가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기 위해 올해 신청을 했다.
뽕나무에 농약을 하지 않아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는 것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다.
오디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에 대한 차이는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오디는 농약을 하지 않고 재배를 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으려 해요. 그래서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신청을 했죠. 인증을 받지 않아도 안전하지만 저와 소비자를 위한 것이죠. 큰 욕심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뽕나무를 가꾸고 있습니다."

성상득 씨는 자신이 재배한 오디 열매를 씻지 않고 그냥 먹는다. 그만큼 안전하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재배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다. 큰 욕심을 바라지 않고 건강하고 보람있게 그리고 행복한 인생을 꿈꾸고 있는 성상득 씨. 그에게서 농촌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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