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학생들, 농촌 일손 도우러 마을 찾아

▲ 농활발대식에 참석한 학생 모습.
지난 13일, 낮 2시가 되자 진안읍은 서울의 명동거리로 변했다. 밀짚모자를 쓴 젊은이들이 간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읍을 활보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걸어 다니며 상가를 구경하자, 지나가는 사람들은 청년들의 등장에 놀라는 눈치였다. 급작스럽게 밀려온 '젊음'의 빛. 그들은 농활을 위해 우리 고장을 찾은 전북대학교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공설운동장에서 농활 발대식이 열리기 때문에 그 전에 읍내를 한 바퀴 돌며 구경했던 것.

이 날 공설운동장은 9백여 명의 남녀학생들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 농활 발대식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날이 흐려 어둑어둑하던 운동장이 젊은이들 덕분에 환하게 빛났다. 동아리에서, 과별로, 개별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발대식은 진안 농업기술센터와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가 행사를 주최했다. 2시20분이 되자 간단한 식순이 진행됐다. 먼저 '국기에 경례'를 주문하자 많은 학생이 "우~" 소리를 지르며 비아냥거렸다. 나라가 우리에게 뭘 해 줬느냐며 학생들이 반발했다. 천문학적인 등록금에 대한 분노, 실직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그러나 발랄한 의사표현. 잠시 장내가 술렁였다.

발대식에 참석한 송영선 군수는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진안은 노인인구가 7천3백 명이 넘습니다. 이분들께 우리 학생들이 손주처럼 아양을 떱시다. 또 이곳은 해발 400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입니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건강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농연 김종현 회장은 학생들이 못내 기특한 모양이다.
"농활은 말 그대로 농촌봉사활동입니다. 1년에 한 번씩 농활을 주최하는데, 학생들이 장마철에 일손을 도와줘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밥은 학생들이 직접 해먹고요. 반찬도 자신들이 직접 가져옵니다."

농활에 참여한 정호빈(20·경영학부) 씨도 아직도 젖살이 빠지지 않은 얼굴로 기대를 표현했다.
"학생회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농활을 권유해요. 학생이라면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고. 인삼밭을 텔레비전에서만 봤어요. 이번엔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겠죠? 물론 풀도 뽑고요.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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