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군대다 제 2탄

아래 글은 기자가 학교현장을 돌며 학생들로부터 사례를 수집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은 청소년인권네트워크 엠건 활동가, 주천초등학교 원태성 교사, 우리군 중학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입니다./편집자 주

그가 온다. 손에 교과서를 들고. 내 눈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그럴 리가 없다. 왜지?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책이 '난타북'으로 보이는 이유는 또 뭐냐. 심장은 콩닥콩닥. 그가 어떤 행동을 하리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둔탁한 중저음! 머릿속에서 뭔가가 '반짝' 터진 거 같은데. 낮이니까 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럴 리가 없대두. 정말이라니까. 하지만 현실이다. 선생님은 내 머리를 후려친 거다. "너 졸았지?" 천만에.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는 소리! 나는 단지 칠판을 보지 않았던 것뿐이라고! 아니, 졸았대도 망정이지. 왜 때리지. 좀 전에 들었던 말은 이상한 상형문자. 난독불가의 문장이다.

그는 '따귀 전문박사'다. 말 안 들으면 반사적으로 손이 나간다. 욕설까지 딸려 나온다. 수업 시간에 치마 입은 여자 아이를 복도로 내쫓았다. 무릎까지 꿇었다. 이런! 여학생인데. 꿇린 건 무릎이 아니라 인권이다. 짓밟힌 것은 학생의 '존엄성'이다. 우리끼리 모의를 했던 적이 있다. 폭력교사를 고발하자고. 하지만 이것은 미수에 그친 일. 미완의 음모.

주위 선생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렇다. "(체벌한)선생님이 열정이 많아 때리는 거야." 폭력은 단지 폭력일 뿐이다. 그의 분노를 풀어주기 위해, 열정을 채워주기 위해 우리 몸이 '샌드백'이 될 필욘 없다. 어떤 선생님은 "체벌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교육청에서도 공문이 내려온단다.

교사들은 푸념으로 이런 말을 한다지. 동영상으로 찍으니까 체벌할 필요 있나. 교칙에도 쓰여있단다. 체벌 금지. 하지만, 경고해도 행동을 반복하면 체벌로 '직행'한다. 체벌은 많지 않은데, 가해질 경우 그것이 '이슈화' 된다고. 또 학부모들이 가만있겠느냐고. 정작 학교현장은 어수선한데. 부모님껜 창피해서, 걱정하실까 봐 말을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인권의 관점으로 보자면 체벌은 분명한 '인권침해'다. 인권에 무지한 교사부터 인권교육을 받으시라. 체벌을 당연시하는 교사들이 교육을 통해 감수성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교사들이여, 부디 학생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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