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홈비디오 ☎433-1433

▲ 나도홈비디오의 구성숙씨
집 밖으로 발 한짝 내놓기 싫은 날, 간식거리 품에 안고 머리가 띵할 때까지 비디오에 몰입하거나, 만화를 쌓아 놓고 혼자 실실거렸다. 집 안에만 틀어박히고 싶을 때 생각난다. 혼자놀기에 그만인 비디오와 만화보기.

30년 전 평소 낚시를 좋아해 낚시용품점을 열던 김진수(56)씨가 4년 뒤 비디오대여점을 겸하면서 지금까지 '나도홈비디오'를 하고 있다.

비디오와 만화가 책장 안에 가지런히 꽂혀있다. 진안에서 처음으로 비디오대여점을 열어 마지막까지 남은 곳이다.

"15년 전에는 진안에 비디오대여점이 13개 정도 있었는데."
김진수씨와 아내 구성숙씨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다. 1994년 즈음, 우리나라에 4만 개 정도의 비디오대여점이 등록되었지만, 2007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3,000여 개 남아있다.

비디오산업이 쇠퇴해져 가면서 진안의 인구까지 줄어들어 진안의 비디오가게도 한 곳밖에 남지 않았다.
"비디오와 만화 소비층인 아이들이 교육 때문에 도시로 나가다 보니 어려워졌다."라며 구 씨는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몇 년 전 트럭 두 대 가득히 비디오테이프를 실어 팔았다. 소장가치가 있는 테이프까지도 포함해서다. 당시, 김 씨는 처음에 2만 7천 원에 구입했던 비디오를 400원에 팔아야 했다.

구 씨는 "보관할 장소도 없고 나중에 버리려면 돈 주고 버려야 하니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아내 구씨는 "박리다매라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야 물가도 싸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한다. "주민들이 콩나물만 사지 말고 큰돈도 진안에서 썼으면 좋겠어요."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장사는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김씨 부부는 자녀 셋을 비디오대여점으로 학교 보낸 것만으로도 감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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