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희망을 찾아서 47
상전면 월포리 금지마을 안재화 씨

▲ 안재화씨

상전면은 용담댐이 건설되면서 왜소한 면이 됐다. 농토도 줄고, 사람도 떠났다. 그러나 희망을 접지 않은 상전면 주민들이 모여 신소득연구회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회장은 안재화(63) 씨다. 그는 금지마을에 살고 있다. 적은 면적에서 농사지을 수 있는 작목이 버섯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7년 전부터 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재배한 버섯은 영지와 느타리버섯이다.
 
◆ 젖소에서 버섯으로
안재화 씨는 버섯을 재배하기 전에는 젖소를 키웠다. 이때만 해도 용담댐이 건설되지 않았을 때이다. 상전면이 수몰되기 전에는 18년간 젖소를 키웠다. 안씨에게 젖소는 분신과도 같았다.

하루 4시간 잠을 청하면서 젖소를 키웠다. 그렇게 키운 젖소는 87두였다. 이 젖소에서 하루 생산된 우유만 1톤 반이었다.

이때만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젖소 송아지 가격도 좋았다. 송아지 한 마리에 150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 당시에는 엄청난 가격이었다. 쌀 한 가마니(90kg)에 1만 원하던 시절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댐을 만들면서 젖소를 키우는 일도 포기해야 했다. 더는 젖소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못되었기 때문이다.

"댐을 만들면서 젖소를 그만 뒀어요. 이젠 하고 싶어도 못하죠.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젖소를 많이 키웠죠. 괜찮았죠. 송아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요."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안재화 씨로는 엄청난 성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안씨가 일궈놓은 노력을 물속에 수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없을수록 뺏기지 말자! 라고 말하고 싶어요. 농사꾼은 땅이 없으면 생명줄을 뺏긴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버섯의 매력에 푹 빠져

댐을 만들면서 안재화 씨는 젖소를 포기하고, 버섯을 선택했다. 농토가 적은 곳에서의 버섯재배는 매력이 있었다. 잘만하면 인삼보다도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높은 것도 버섯이다.

"버섯은 매력이 무척 많아요. 버섯재배가 인삼보다도 낫기 때문이죠. 인삼은 5~6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버섯은 지속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죠. 그래서 버섯을 시작했어요. 상전면에 살고 있는 안기조 씨의 도움을 받아서요."

그렇게 재배한 버섯은 7년간 시세가 괜찮았다. 그리고 농약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에까지 관심을 두고 있다. 표고버섯은 내년에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매력을 느끼고 있는 버섯도 자칫 잘못하면 손해를 보기 쉽다.

항상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버섯의 생육이 저하되거나 병해를 입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 때문이다.

◆함께 잘사는 상전면 만들기 동참
상전면에서 신소득연구회를 만든 것은 모두 잘살기 위해서였다. 한 사람의 주민이 잘사는 것보다 모두 함께 잘살아 보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모임에 안재화 씨도 동참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이 잘산다고 해서 그 지역이 잘사는 것은 아니죠. 모두 잘살아야 잘산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여러 사람이 잘살고, 소득이 될 수 있는 것을 발굴하기 위해 신소득연구회가 만들어지게 되었죠. 저도 동참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모임은 상전면 주민 모두가 잘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언제나 함께하는 부부
안재화 씨는 아내 한성자(60) 씨와 늘 함께한다. 버섯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모든 일을 같이 의논하고 상의해 결정한다. 처음에 젖소를 키우는 일에서부터 버섯을 재배하는 일까지. 그렇게 부부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동반자로 살아가고 있다.
"어디를 갈 때도 함께 가고, 무슨 일을 결정할 때도 함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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