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초(안천면) ☎432-7380

진영창(54) 씨가 안천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학생 수가 천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학창시절에 실장을 할 만큼 인기도 많아 주위에 친구들을 몰고 다녔다. 하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싸움도 끊이질 않아서 어른들에게는 눈총의 대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랬던 그는 지금 안천면 버스터미널 옆에서 천연 자생약초 담금주 가게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 평생 직업이라고 단언했다.

"나는 이제 이 가게에서 남에게 고통 주는 일은 졸업하고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갑상선에 걸린 아내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산 도라지를 한 두 뿌리 모아서 먹였는데 효능이 나타나면서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충청남·북도와 전라남·북도 산으로 곡괭이 하나에 가방에는 줄, 도시락, 물만 짊어지고 다녔다.
물 빠짐이 좋은 바위 틈새에서 약초가 몸을 지탱하고 자라기 때문에 산세가 험한 암벽 절벽을 다니면서 약초를 캐러 다닌 것이다. 야생약초를 구경하지 못한 나에게 야생대추를 보여주었다.

"아무데서나 볼 수 없어요. 시중의 대추 80%는 개량종이라고 볼 수 있죠. 토종대추는 작고 못 생기고 말리면 돌덩이처럼 딱딱한 게 특징입니다. 토종대추와 일반대추의 효능과 가격 차이는 엄청나죠."

그의 말에 따르면 산도라지 앞에서 어설픈 산삼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야생약초는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약초를 남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제대로 알고 먹지 않으면 약도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흉내를 내도 확실히 내야 합니다."
그는 동의보감을 놓고 7년을 공부했다. 동의보감에 나온 민간요법을 직접 공책에 쓰기를 반복하면서 책을 익혔다. 이제는 왠만한 체질에 대해서는 설명이 가능할 정도다.

"내 체력을 이겨서 캐온 약초로 일궈낸 가게입니다."
그는 몸과 마음이 약한 사람들에게 일말의 도움이 되기를 원했다.

"돈 없고 기가 없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를테면 이장 중에도 군수 되고도 남는 제목인데 돈이 없어 이장밖에 할 수 없는 경우이죠. 몸과 마음이 강해야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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