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목공예(진안읍 농공단지 내) ☎433-7619

▲ 임재덕씨가 직접 만들고 설치한 베란다 한옥문
임재덕(48) 씨는 21살 때 대팻밥 날리는 액자공장에 처음 들어갔다. 신출내기인 그를 앉혀 놓고 하나하나 일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잔심부름이었죠. 기술자 옆에서 액자도 들어주고, 잡아주면서 배웠어요."
귀와 눈으로 일을 익혀뒀다가 일이 끝나면 작업장에 남아 자투리 나무와 사투를 벌였다. 눈썰미가 좋았던 그는 그렇게 일을 시작 한지 7개월 만에 대패질 좀 하면서 액자 만드는 것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대패질할 정도면 준 기술자죠. 보통 대패질 제대로 하려면 3년은 걸려요."
나무를 만진지 2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제 남에게 기대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나무를 다룰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나무 앞에서는 막힘이 없을 정도다.

"저야 밥만 먹으면 이 일을 하니까 실수가 없죠. 나무는 조각하는 일만 빼고는 뭐든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액자 만드는 공장을 보면 보통 다 분업이 되어있어서 한 사람이 액자를 만들지를 못해요. 전주 기술자들이 다른 점은 한 사람이 액자 하나를 완성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배워서 기술을 터득한다는 거죠."
진안읍 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전주목공예를 운영하는 임씨는 전통식인 사개 맞춤기법으로 나무를 짠다.

"나무를 45도로 잘라서 서로 본드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치는 부분은 맞물리도록 홈을 파서 끼우는 게 전통방법입니다."
문살이나 나무가 겹치는 부분을 전통방법으로 엮는 것이다. 그가 아파트 베란다 창이나 커튼을 대신해서 설치한 한옥 문을 보니, 커튼처럼 한옥 문 위와 아래에 도르래를 달았다.

"대부분 문을 제작은 해도 이렇게 시공까지는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한옥 문을 움직이고 접힐 수 있도록 도르래를 다는 일이 까다로운 작업이란다.
그의 기술에 예술적 가치가 더해져 최근에는 '제10회 전라북도 관광 기념품 공모전'에 천연침구세트를 출품해 은상을 받았다.

"공예만 매달리면 먹고살기는 힘들죠. 필수품이 아니다 보니까 찾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요."
전주가 고향인 그가 십 년 전 공기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진안에 왔다. 공장에 직원을 13명을 둘 정도로 일이 바빴지만 지금은 아내와 둘이서 일을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 회사에만 들어가려고 하지 이런 걸 배우려고 하지 않잖아요."
일이 줄어드는 것처럼 공예를 배우려는 사람도 줄어가고 있는 것을 시사했다. 유행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더해진 기계만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의 기술에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전통이 묵혀 있다. 지금은 기계를 들여놓기만도 벅차지만 전통 기술을 고수한 솜씨를 묵히지 않기를 원하기에 공예를 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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