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삼노운동 펼치는 부귀면 이항로 면장

▲ 이항로 면장
부귀면(면장 이항로)이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 삼노운동(안 버리고, 안 묻고, 안 태우기)이 주민들의 호응 속에 정착단계로 접어들었다.

부귀면 33개 모든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 삼노운동에 동참한 결과,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봉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0%가 증가하였고 예전에는 그냥 묻히거나 버려졌던 재활용품이 마을단위 수거함을 통해 모아져 약 126톤이나 수거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부귀면의 쓰레기 삼노운동은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이항로 현 면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평소 아토피 없는 진안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던 이항로 면장은 "군에서 성과 목표 사업을 선정하라는 지침이 있어 평소 생각했던 쓰레기 삼노운동과 친환경농업 등을 제안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면장이 청정 환경을 만들고자 했던 건 우리 지역에서 아토피를 없애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면장에 따르면 무분별하게 태워왔던 비닐과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에서 발생한 다이옥신이 대기 중에 떠돌다 비와 함께 대지에 뿌려져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이옥신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선 비닐을 태우는 습관을 고쳐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마다 다니며 주민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조차 몰랐던 주민들도 만날 때마다 쓰레기 태우는 것의 유해성을 알려줬더니 차츰 생각이 바뀌어갔습니다."

이 면장은 다이옥신이 비닐을 태울 때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제초제에 다량으로 들어있기에 반드시 친환경농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닐 안 태우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농민들이 풀약이라 말하며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제초제에 다이옥신이 다량으로 들어 있습니다. 우렁이농법 등 친환경농업이 정착되면 부귀면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청정농산물을 바탕으로 부귀김치의 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민 소득과 연결되지 않겠습니까."

부귀면의 쓰레기 삼노운동과 친환경농업 추진은 주민들의 건강과 소득을 동시에 올려줄 수 있다는 게 이항로 면장의 생각이다.

청정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부귀면의 변화는 이항로 면장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다. 부귀면 청소차를 운전하고 있는 윤형기 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이 면장은 말했다.

"보통 기사 분들은 운전만 하지 굳은 일은 안 합니다. 하지만 저희 면 윤형기 기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길가에 모아둔 비닐은 물론 마을 곳곳에 버려진 폐비닐까지 직접 거둬들여 지정된 장소에 쌓아 놓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면장인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민을 계도하는 일에 나섰습니다."

윤형기 씨는 폐비닐을 적극적으로 수거해 그 판매액 300만 원으로 5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한 가구당 4장씩 나눠줬다고 한다. 쓰레기 삼노운동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호응이 더욱 뜨거워졌음은 물론이다.

부귀면에서 쓰레기 삼노운동이 정착되었다고 판단한 이항로 면장은 "부귀면 전체 마을에 재활용품수거함을 설치했지만 그것을 모아놓을 수 있는 집하장이 마련되지 않아 군에 건의한 상태입니다. 재활용품을 판매하여 부귀장학회에 기탁할 계획입니다. 환경도 살리고 장학기금도 마련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재활용품집하장 건립이 꼭 이뤄질 수 있길 바랍니다."

▲ 윤형기 씨가 원두남마을에 설치된 재활용품수거함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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