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하의 교육이야기
허은하 성교육강사, 진안군청소년센터 팀장

"한국엔 성교육은 없고 생물시간만 있다"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연령 성교육 교과서에 생물학적인 성 뿐만 아니라 성교장면까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형식적인 교육이 많고 제대로 실제적인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시대를 거쳐 온 어른들이 아이들을 성교육하자니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는 생물학적인 성교육에 국한하여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 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가정에서의 성교육은 대개 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태어나며, 남자와 여자의 몸이 어떻게 다르며, 소중한 몸을 잘 보호하고 지켜야한다는 것을 가르칠 것이다.

아이에게 성교육을 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날 잡아서 어느 날 성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순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적인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길 때 적절하게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에 관해 답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는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 수준에 맞는 쉬운 단어의 선택도 중요하다.
 
또한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우선이다. 어린시절부터 무조건 감추고 비밀로 하고 신비스럽게만 생각했던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아이에게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빠의 경우는 "너는 우리집안의 기둥", 엄마의 경우, 여자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순결의식을 받아왔던 것들이 내재되어 그것이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다음으로 아이의 성 지식 수준을 알아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인데도 정말 같이 잠만 자도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거짓말처럼 있다. 같은 연령이어도 성에 대한 호기심과 성숙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내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하기 전에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으며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성적 성숙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알고자 원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의 성 지식 수준을 넘어서는 지나친 설명은 좋지 않다. 설명할 때 주의할 점은 우리 몸에 대한 바른 명칭이 필수적이다. 눈, 코, 입처럼 우리의 성기도 이름이 있으므로 음경, 고환, 음순, 질, 자궁 등 자연스럽게 명칭을 익히도록 한다. 성기가 더러운 것으로 이야기 되거나 창피하니 감춰야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성 역할에 대한 바른 개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의 경우에 여자를 때리고,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하여 왕따를 당하는 아이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권위적이고 일상생활에서 "사나이는 울면 안된다","남자가 여자에게 지면 안된다"라는 말을 아이에게 많이 써온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에 오히려 딸을 선호하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남자가'또는'여자가'라는 말이 은연중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유아기부터 여자와 남자는 평등하고 서로 돕는 관계이며,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부모의 바른 생각과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성'을 배운다.
 
☏ 24시간 청소년 상담전화 국번없이 1388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