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눈과 빙하의 나라. 활엽수림이 우거진 험한 산에는 언제나 만년설이 쌓여 있다. 순록이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을 뿜어대고 폭설이 도로를 막는다. 송어가 튀어 오르는 푸른 호수. 그는 북극에 가까운 나라에서 왔다. 교포 이항모(36)씨.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찾아왔다. 눈 대신 비가 오락가락하며 궂은 날씨를 보이는 진안. 이곳을 이 씨가 찾은 것은 우연
마령면 덕천리 장재마을 서정학(61)·박영이(61) 부부가 제44회 새농민상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농협중앙회에서 제정한 새농민상은 자립, 과학, 협동의 새농민운동 3대 정신을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농가 소득 증진과 영농 과학화 및 지역 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선도농업인에게 주는 상이다. /편집자주 열일곱에 농부의 길 아버지의 갑작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위는 권태응 시인(1918~1951)의 동시 '감자꽃' 전문이다. 간단하고 소박하지만 감자밭의 풍정을 잘 그리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 고장에도 감자밭이 널려있었다. 곡식과 더불어 주식(主食)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정현조(57)씨가 진안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지난 1일 부임했다. 정 사무국장은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우리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우리군 근무를 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군 근무 후 정 사무국장은 정읍시(2004. 1. 1)와 고창군(2007. 1. 1)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다. 다시 우리군을 찾은
'할머니'란 얼룩 같은 것일까? 마음속에서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존재. 엄마의 분신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 우리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얼핏 할머니가 여자인 적도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성을 알 수 없는 몸과 목소리. 화를 낼 것 같지 않은 권위 없는 몸짓. 부챗살처럼 목주름이 펴지고 나뭇등걸 같은 거친 손등을 가진. 홍이순 씨도
"노인네가 별 것 다한다고 삐딱한 시각으로 보지 말았으면..." 사회복지사업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권술룡씨(70), 사회복지사업을 일으킨 그는 22년간 가난한 이들과 현장에서 함께 했다. 대전 대동종합사회복지관, 대전홈리스지원센터, (사)실업극복시민연대에서 대표로 있었던 그는 조기 퇴직을 하면서 충격완화 방법으로 '한반도 100일 순
"아무도 안와.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아무도 오는 사람이 없어. TV보다가 누웠다가 앉았다가 해. TV도 없으면 정말 심심할거야." "허리도 아프고 팔, 다리, 배 모두 아파. 비만 오면 오만 데가 더 아프고 병원에 매일 다니지만 치료할 때 뿐이여." "사람이 그리워. 낮에는 사람 있는데 찾아다니지만 저녁만 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한 달이 지났다. 많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고 조문을 했다. 시민들이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 보여주는 현 정권의 통치 행태에 대한 비판의 의미 역시 담겨져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요지부동(搖之不動),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소수만을 위한
귀농귀촌에 대한 높은 관심을 '오락'으로 승화(?)시켜보겠다는 야심찬 작업인 '농비어천가'는 방송사로서는 비싼 출연료와 제작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며 일정 수 이상의 고정 팬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계산을 마치고, 당초 방영을 일요일 오전 6시 50분에 편성했다가 2주씩이나 늦추면서 금요일 오후6시30분에 배치시켰다. 일단, 우리지역을 포함한(부산, 대
1952년 22살의 나이로 군에 입대한 남금암(80) 할아버지는 한국전쟁(6·25, 1950. 6. 26~1953. 7. 27) 참전용사다. 남금암 할아버지는 이옥희(80) 할머니와 열아홉 살의 나이에 결혼해 아들과 딸을 고향에 두고 군에 입대했다. 제주도 훈련소에 입소하고 퇴소하면서 강원도 인제군 호화리 8사단 16연대에 배치를 받았다. 최전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한문소설 허생전(許生傳)에서는 허생이 돈을 버는 과정이 나오는데 요샛말로 매점매석행위를 한다. 먼저 곶감, 대추, 밤 등 제수(祭需) 물건을 몽땅 사들인다. 우리의 조상님들 굶어도 조상 봉제사(奉祭祀)는 했으니까 제수가 품귀하니 값이 폭등한다. 다음에는 갓의 원료인 말총을 사들인다. 우리의 선비님들 밥은 굶어도 의관은 정제해야
흰구름도서관은 마을도서관의 상징적인 의미로 자리 잡았다. 개관식이 펼쳐진 행사장에서 이남근 도서관관장을 만났다. 주민자치위원장이자 도서관관장인 그에게 마을도서관의 현재와 미래를 듣고 싶었다. △도서관 규모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 "대지는 160평이 넘고요, 건물평수만 따지면 90평정도 됩니다. 오래된 백운보건지소를 리모델링했습니다. 작은 도서관으로
은유(隱喩)의 본심(本心). 은수의 벽(壁) 은유란 사물을 비유 또는 설명하는 데에 있어 본뜻을 숨기고 겉으로는 다만 비유하는 형상만 내 놓는 수사(修辭)법의 한 가지를 이른다. 은수란 은혜와 원한의 사전적 용어를 이름이다. 2009년 5월 29일 이 나라의 석학(碩學)을 자처하는 한 노(老)교수의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을 맞습니다."로
마을축제는 주민과 출향인의 한마당 잔치 올해 마을축제가 7월 31일부터 열흘간 개최된다. 마을을 테마로 한 축제이면서 동시에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잔치를 네트워크로 연결시킨 축제다. 그래서 마을을 테마로 한 다양한 기획행사가 있고, 또 19개 마을만들기 지구에서 작고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마을잔치가 치러진다. 현재 참가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즐기고 출향인들과도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보릿고개'란 말이 있었다. 5~6월쯤이면 가을에 수확했던 식량은 바닥이 나고 여름 곡식인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굶주릴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1971년, 농촌진흥청이 '통일벼'를 개발하면서 보통 벼보다 두 배 정도 되는 수량을 내어 녹색혁명 즉, 1975년에 마침내 쌀 자급(自給)이 달성되었다. 녹색혁명으로 인해 우리나라
한방약초센터 2층에서 충청권 광역상수도 반대 투쟁위원회 김봉생 부위원장을 만났다. 김 부위원장은 금산·무주광역상수도 사업은 용담 주민을 다 죽이는 처사라고 항의했다. △용담면 분위기는 어떤가요? "조용합니다. 물론 겉으론요. 속으론 불만이 잠재되어 있어요. 폭발 직전이죠." △용담댐이 생긴 뒤 가장 큰 의제인 것 같습니다. &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50~70년대의 보릿고개를 체험했을 게다. 지금은 주변에 보리농사를 짓는 모습도 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식량 확보가 절대적이라 밭은 물론 논에 까지 보리를 심었다. 가을에 심은 보리가 겨울추위를 견디고 오뉴월 수확하기 이전 4~5월이면 많은 농가가 식량이 떨어져 굶주림에 시달렸다. 이런 판에 새로 수확한 보리밥이라도 먹게 되면 그런 다
올해로 두 해째 이장을 맡고 있는 송희주(46) 임신마을 이장을 만났다. 신암교회 목사이기도 한 그는 이장을 겸직한 보기 드문 목사다. 14년 전인 지난 '96년, 목회를 처음 시작할 당시 농촌의 실상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2~3년 정도를 생각하고 백운면 신암리를 처음 찾았다. 생활고로 농촌 목회자 자리가 자주 바뀌는 현실을 알고 있던 터라, 송 이장
딸의 복직 때문에 손자양육을 맡느라 서울을 오가며 5개월을 보냈다. 인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장기출장으로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현실에서 딸은 일과 육아 사이의 갈등을 안은 채 일터로 나갔다. 자식을 위한 돈벌이라는 명분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물은, 시간이라는 진리에 힘을 잃었고 휴직을 결정하던 날들 속에 그분이 우리 곁을 떠났다.
드디어 자두나무에 열매가 열렸다. 3년 전에 심은 자두나무에서는 많은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니 자두열매가 조랑조랑 열리는 것이 아닌가! 아니~~이럴 수가~~!! 처음 보는 자두열매는 무척 신기했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꽃술이 시들해지니 조그맣게 나오는 자두열매는 마치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듯, 밀고 나오는 '자두의 힘'은 위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