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집

매년 창간 기념일만 되면 고민합니다. 바로 '주민들이 진안신문에 바라는 점은 무얼까?'입니다. 하지만 칭찬으로 일관하다 고쳐야 될 점 몇 마디를 던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올해 또 다시 고민에 들어갔다.
"과연 진안신문에 대한 칭찬의 말을 다시 들어야 하는 걸까?"
결론은 듣기로 했습니다. 아니, 이번엔 다르게 평가를 받기로 했습니다.
노력했습니다만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한 주, 11개 읍면에서 12명(진안읍은 부부가 함께 인터뷰)을 만났습니다. 진안신문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칭찬 속에서 들려오는 따끔한 회초리. 앞으로 진안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독자 인터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특히 '어려운 말'을 부탁하면 어쩔 줄 몰라 하는 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진안신문이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도록 마음속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편집자 주-

▲ 엄규성 씨
신문사 직원 복지 걱정도
정천면 엄규성(55) 씨

"다문화, 어르신 글이 참 와 닿아요. 맞춤법 틀리는 것도 정감 있고, 이게 지역신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아요."
진안신문이 타 지역신문과 차별화 된 특별한 '섹션'이다. 매주 기사를 생산하는 어르신들과 아이들 기자단은 이제 '준 프로'에 가까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들이 쓰는 기사가 취재기자가 쓰는 글보다 더 사회적 반향을 불러온 경우도 종종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로 에코에듀센터와 아토피클러스터를 건드린다. 민감한 사항이다.
"백운면에 들어왔다가 취소가 되었다는데 정치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죠. 입장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차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도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에 "저 말고 진안군의 특성을 살려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을 취재하는 것은 어떠냐"라는 조언에 "나중에 할게요"라고 답했다.
중앙지와 지역일간지를 모두 끊고 진안신문만 본다는 그는 신문사 직원의 복지를 걱정해주기도 했다.
"직원들이 사기가 오르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야 비판의 목소리도 더 크게 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더불어 진안신문에서 과거에 다루었거나 지금은 다루지 않는 내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산에 사는 사람들인데 약초나 산야초에 대한 내용도 연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병원도 멀고 민간요법으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해 주민들이 환영할 만한 내용 아닐까요?"

▲ 김광준 씨
주민의 이야기꺼리 만들었으면
주천면 김광준(58) 씨

김광준 씨는 진안신문과 인연을 맺은 지 오래다.
"양주호 씨네 갔다가 사장과 만나 구독 권유를 받은 이후 계속된 인연이다"
오가며 마주쳤던 얼굴이라 더 반가움을 표한다. 집 안팍은 을씨년스러움이 묻어난다.
"2009년에 식구를 췌장암으로 보냈다"
지금 집에는 과거의 흔적을 담은 사진만 가득하다. 아들, 딸들의 성장을 담은 학사모 사진들이 이어져 있다.
아들 둘, 딸 둘. 황금비율 아니던가. 딸 둘은 모두 시집을 보냈다. 딸들이 오히려 아버지 외로울까 자주 찾는다고.
"평소에 행사에도 잘 참여하고 어디 나오라면 교육도 잘 나간다. 과거 예비군 소대장 10년하고 이장 5년 정도 했다."
오래된 이야기다. 지금 군의원인 이부용 씨가 주천면장을 하던 시절이란다.
오래된 친구. 진안신문에 바라는 것은 없을까.
"진안신문은 모르던 것 알게 해주고 알던 것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도움을 준다. 농사정보 참고해서 농사짓는 데에도 도움을 얻고 있다."
칭찬은 이제 그만. 개선해야 할 점을 물었다.
"언론으로서 역할을 잘 해야 하고.......이장들과 좀 더 밀접하게 교류해서 기사로 알차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여럿이 모였을 때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 송성문, 김순남 부부
행복한 진안 바라는 수수함 기대
진안읍 송성문(58)·김순남(52) 부부

"말도 않고 그냥 찾아오는 법이 어디 있어요. 준비라도 해야지."
'행복한 밥상'을 찾은 기자를 피해 김순남 씨는 방에 들어가 10여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송성문 씨가 자진해 "뭐가 필요하냐"고 묻는다.
창간 때부터 봐왔던 진안신문. 초창기에 '대성문집' 광고도 하는 등 "아직 못 갚은 빚이 있다"라고 했다. 좋은 이야기만 하다가 갈 것 같은 예감.
"진안신문은 존재를 톡톡히 느끼게 한다. 지역에서 느끼는 답답함 풀고 지역소식을 전하는 유익한 매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눈치 보지 않고 정직한 길을 걸어 나갔으면 한다." 김순남 씨는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한마디 바라자 어쩔 줄 몰라 한다.
"갑자기 물으면 어떻게 해."
열이면 여덟에게서 듣는 반응이다. 독자인터뷰가 이래서 어렵다.
바라는 점 역시 송성문씨의 답.
"사람 사는 이야기가 지역신문의 특색이라고 봐요. 좀 더 친밀한 이웃의 이야기를 전해주기 바랍니다."
사람사는 이야기는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와 더불어 '눈치 보지 말고 정직한 길을 걷기', 이 한마디를 가슴에 담았다.

▲ 최순옥 씨
조력자로서의 신문 역할도
부귀면 최순옥(54) 씨

"이 지역에 정착한지 11년 되었네요. 신문을 읽으니 장사에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손님 맞아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부차적이고 내 자신이 정보를 얻는 면이 커요."
그는 부귀면 모래재길로 넘어가기 전에 위치한 '수목원가든'의 경영인이다. 십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진안신문은 그의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고.
진안의 소식을 발 빠르게 알 수 있는 정보의 창구 역할을 강조한다.
"처음에 무료로 배포될 때부터 읽었어요. 유료구독으로 전환 되었는데 신문 값을 하는 신문이 되었으면 해요."
주간 5천원. 신문 값을 하는 신문이란 무엇일까.
"면소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신문사의 상황은 잘 알지 못하지만 (기자를 보며 눈으로 묻는다)가까운 이웃의 소식이 더 정감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신문에 대한 바람에 더해 동병상린. 여성경영인에 대한 메시지를 보탠다.
"남자도 쉽지 않은 일을 하신다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기고도 할 수 있나요. 처음에 쑥스러웠는데 한번 해보려고 해요."
기자가 뛰지 못하는 곳의 소식과 느낌이라면 신문의 다양성과 폭넓은 정보를 위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응원했다. 기대하겠다고.

▲ 이상자 씨
'원조'가 바란다. 발전하는 신문위해
상전면 이상자(63) 씨

이상자(63) 씨. 선배다. 초창기 진안신문에서 기사도 쓰고 독자관리도 하는 등의 일을 했다.
"반갑네요. 기자생활 힘들죠?"
병원에서 어색한 만남. 그는 진안신문 초창기 멤버다. 정말 어렵고 힘들 때 같이했던 마음이었을까.
"지금은 정말 좋아졌지. 진안신문 위상이 생겼잖아요. 그땐 거의 맨땅에 헤딩이었어요. 신문도 직접 대표가 싣고 다니면서 돌리고 그랬어."
자족하며 다녀야 할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마침 회진을 다니는 원장을 붙잡고 "진안신문 기자"라며 소개를 한다. 나중에 와서 자연스럽게 광고나 구독을 하라며 기자를 다독인다.
"신문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을 거여요."
그는 편향되지 않는 기사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12년을 이끌어온 대표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면서 앞으로 더 발전하는 진안신문이 되길 기대한다고.
"기자가 느끼는 보완할 사항이 있을 것 아니겠어요? 그런 부분이라면 언제든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으니 한번 내가 한 이야기인양 써 보세요."
어떻게 '마음대로' 쓰겠는가.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히 문제의식도 더 깊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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