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집

매년 창간 기념일만 되면 고민합니다. 바로 '주민들이 진안신문에 바라는 점은 무얼까?'입니다. 하지만 칭찬으로 일관하다 고쳐야 될 점 몇 마디를 던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올해 또 다시 고민에 들어갔다.
"과연 진안신문에 대한 칭찬의 말을 다시 들어야 하는 걸까?"
결론은 듣기로 했습니다. 아니, 이번엔 다르게 평가를 받기로 했습니다.
노력했습니다만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한 주, 11개 읍면에서 12명(진안읍은 부부가 함께 인터뷰)을 만났습니다. 진안신문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칭찬 속에서 들려오는 따끔한 회초리. 앞으로 진안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독자 인터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특히 '어려운 말'을 부탁하면 어쩔 줄 몰라 하는 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진안신문이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도록 마음속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편집자 주-

▲ 김춘식 씨
눈치 보는 신문 되지 말기를
백운면 김춘식(60) 씨

"지역 소식, 정치 소식 등 관심이 많다. 그리고 농촌의 모습, 희망적인 기사를 많이 써 주었으면 한다."
김춘식 백운면 자치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김 위원장은 진안신문이 기관단체 등의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했다.
"신문은 지역 눈치, 기관 눈치, 행정 눈치를 의식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비판적인 기사도 좋지 않다. 그러나 신랄하게 기사를 쓸 때는 대안제시를 하면서 기사를 써 주었으면 한다. 비판은 있는데 대안은 없다. 진안신문에는 흥미를 갖지만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다."
진안신문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음을 시사했다.
김춘식 위원장은 지역신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흥미도 느끼지만 진안신문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으면 하는 충고도 해 주었다.
"진안신문은 지역신문이라 더 관심이 많다. 빼놓지 않고 본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은 필요하다. 대안이 있는지 없는지는 독자들은 안다. 앞으로 진안신문이 이러한 점을 보완해 더 좋은 지역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김춘식 위원장은 백운면 아토피 클러스터 사업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둬줄 것을 당부했다.

▲ 이걸노 씨
지역 소식 귀 기울여야
마령면 이걸노(50) 씨

진안신문은 초창기에는 면마다 지국장이 있었다. 이걸로 씨는 마령면 지국장이었다.
"진안신문이 초창기에는 지국장 모임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지국장이 있는 면을 찾아가며 유사를 했다. 그리고 면에서 기사도 써 보내주고, 취재 기자를 부르기도 했다. 진안신문이 있어 주민들의 알권리도 충족됐다. 주민들의 삶의 모습, 군 행정의 비판 등이 기사화돼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약해진 것 같다."
이걸로 씨는 진안신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안신문에 대해 쓴소리보다 좋은 모습을 보려 했다.
하지만, 진안신문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지역에 대한 소식도 늦다는 것이다.
마령면에는 체련공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진안신문이 취재해야 하는 것을 놓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마령면에서는 체련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터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진안신문이 지역 소식에 귀기울였으면 한다."

▲ 강부선 씨
힘없는 약자 편 되어 주었으면
성수면 강부선(81) 씨

"시골에서는 신문 없으면 깝깝해서 못산다. 텔레비전이 있지만 지역 소식은 많지 않다." 성수면 강부선 노인회장의 첫마디였다. 강부선 회장은 신문을 많이 본다. 지역 소식을 알기 위해서다.
"지역 소식을 하나씩 다 읽는다. 진안신문을 보면 지역 소식을 잘 알 수 있어 좋다."
강부선 회장의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성수면 좌산리에서 읍내로 나오기란 쉽지만은 않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진안신문뿐만 아니라 많은 신문을 구독하고 있었다.
강부선 회장은 진안신문 창간하면서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진안신문을 잘 안다.
"신문은 꼭 보아야 한다. 지역신문은 더 그렇다. 우리 지역을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진안신문을 보면 지역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작은 행사에서부터 비판기사까지 모두 읽을 수 있어 좋다. 원좌산마을은 10년 전만 해도 어린아이가 없었다. 지금은 3명이나 된다. 인구가 많이 늘었다. 이러한 기사도 진안신문에서 써 주었으면 한다."

▲ 서태석 씨
칼날 벼르는 언론 역할 기대
용담면 서태석(63)씨

"시늉만 하는거 아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요즈음의 기사들을 보면 기사 제목만 읽고 덮는다고 했다. 뻔한 내용에 식상한 기사들은 눈이 안 간다고. 옆에 앉은 김덕영씨도 한마디 보탠다.
"(사장한테) 5천원이 아깝다고 했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비판의 날이 무뎌졌다는 점. 그리고 참신하고 심층적인 기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다.
"물론 신문사 운영상황과도 맞닿아 있겠지. 알지. 그러니까 힘들 것이고. 누군가 독지가가 있어서 지역 언론에 전폭적인 투자를 해 준다면 훨씬 좋아질거야. 상황은 그렇지 못하고 혼자서 이끌어 가는 것이니 쉽지 않을 것은 알지."
가십(흥미위주기사)을 줄이고 문제를 지적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 기자로서 가슴에 새길만하다. 대안을 제시하려면 더 뛰고 더 폭넓게 돌아봐야 한다. 많이 듣고 많이 공부하고. 주변에 전문가도 필요하고.
"특히 행정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항상 벼르고 있어야 한다. 주민을 위하는 행정이 아닐 때는 사정없이 내리칠 수 있어야 한다."
무뎌졌던가. 지면이 작단다. 12면. 지금은 그도 힘들다. 기자둘이 취재하고 시민기자와 기고를 받아서 면이 채워지는 점이 취재기사의 양도 주간지로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농사정보 좋더라. 선도농가의 사례들을 밀도 있게 다루어주어 앞서가는 농업인이 되도록 인도하는 역할 기대하겠다."

▲ 황의돈 씨
비판기사와 대안도 함께
안천면 황의돈(63) 씨

안천면과 무주 경계에 있는 곳에서 백화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는 황의돈 대표. 황 대표는 진안신문과 인연이 깊다. 창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진안신문을 보고 있다. 애독자다. 빠짐없이 기사를 읽는다.
그런 황 대표는 진안신문만큼은 편파 보도를 하지 않았으면 했다. 대안도 함께 제시해 주었으면 했다.
"진안신문이 창간 초창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지금은 무난하다. 하지만, 편파보도만큼은 진안신문에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처럼 있는 그대로 기사화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안제시도 함께해 주었으면 한다. 대안제시가 부족하다."
황 대표는 이처럼 칭찬과 쓴소리를 함께했다.
무엇보다도 진안신문이 지역에 관심을 두었으면 했다. 더불어 지역주민들을 많이 취재해 주었으면 했다.
"농촌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을 기사화해 주었으면 한다. 농촌에는 진실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기사화가 덜 된 것 같다. 그리고 비판기사는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대안 없는 비판 기사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 김남순 씨
외로운 이에게 힘이 되는 기사 기대
동향면 김남순(52) 씨

동향면 능금리 김남순 씨. 그녀는 성영경 씨의 아내다. 그러나 이제는 남편 성영경 씨를 떠나보내고 남편의 남겨놓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성영경 씨는 진안신문 창간과 함께했다.
그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눈뜨면 농사일에 매달렸던 故 성영경 씨. 담도암이었단다.
성영경 씨가 올봄부터 병원에 있으면서 아들이 대학교를 휴학하고 아들이 마흔여덟 마지기를 모내기할 정도였다. 김남순 씨도 남편 간병을 위해 병원에 있어 농사일을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성영경 씨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는 이름을 남겼다.
고인이 된 성영경 씨 때문에 아내 김남순 씨도 진안신문을 보았다.
"남편 때문에 진안신문을 보았다. 진안신문을 보면서 진안을 많이 알 수 있었다. 진안신문이 좋은 기사를 많이 써 주었으면 한다. 물론 비판 기능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기사와 비판 기사를 적절하게 써 주었으면 하는 것 같았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을 김남순 씨. 그녀는 남편의 휴대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만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그녀는 내년이 걱정이다. 남편 없이 내년 농사를 혼자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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