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체결 … 지역 축산농가 비상

한우 … 번식우 중심으로 가격 하라

돼지… 사료값 인상 등 30% 소득감소

생산자 정보제공 등 소비자에 믿음 줘야

 

 어떤 협상내용 담고 있나?
협상 당일 농림부는 쇠고기, 오렌지, 포도, 사과, 고추 등 일부 품목의 협상결과를 ‘주요 핵심품목의 양허내용’으로 발표했지만 이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의 협상결과는 현재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기존 관세를 유지하기로 한 품목으로 발표한 내용은 식용콩, 감자, 분유, 천연꿀 등 4개 품목에 불과해 사실상 모든 품목이 관세를 통한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 4개 품목도 정부가 미국에 무관세 수출 물량(콩:2만 5천 톤, 매년 3% 증가-감자:3천톤, 매년 3% 증가)을 보장해줘 사실상 가격 폭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사과는 가장 대표적 품종인 후지 하나만 20년 동안 관세를 유지키로 했고 기타 품종은 10년 동안 관세를 유지한다.

배 역시 신고·원황 등 아시안 품종은 20년 동안 관세가 유지되고 이후 관세가 없어진다. 그러나 과수의 품종별 관세철폐와는 상관없이 미국의 대표적인 과일인 오렌지의 대규모 수입은 과수시장의 가격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는 국산 과일의 수확기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현행관세의 50%를 유지키로 했지만 역시 이 기간 미국에 무관세쿼터 물량 2,500톤을 보장하고 비 수확기 수입 오렌지는 매년 관세를 줄여 7년 후 없애기로 해 국내 과일시장가격을 위협할 전망이다.

특히 전국 최대 재배면적을 자랑하며 우리 지역 최고 특산물 중 하나인 인삼은 18년 후 관세가 없어져 전체 인삼 농가 기반 자체가 흔들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밖에 최근 지역 농가소득에 톡톡한 효자구실을 했던 고추를 비롯해 양파와 마늘 등도 15년 뒤에는 관세가 없어진다.

◆한우농가 FTA 직격탄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비롯해 축산분야에 불어닥칠 수입 육류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냉동육은 2013년까지) 동안 수입관세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2003년 이후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올 하반기부터 다시 우리 식탁에 오를 경우 축산농가의 수입원인 산지 소도매가격은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우리지역에서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는 모두 56농가로 4만5천701두를 사육하고 있다. 현재 돼지가격은 FTA 타결전과 비교해 22만원대에서 21만원대로 낮아진 상태다.
여기에 돼지사료값이 올해 안에 15%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대로라면 올해 양돈농가의 실제 소득은 30%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이산돼지영농조합법인 김영록 대표는 “지난해에도 3번이나 사료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올해도 곧 인상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며 “현재도 외국돼지를 30% 이상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FTA타결과 사료가격 인상이 계속된다면 당해낼 장사가 없다. 외국돼지와 우리돼지의 소비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양돈농가와 함께 한우농가도 이번 FTA 타결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는 957 농가로 마리 수로는 6천302두에 이른다.
우리지역 전체 세대수가 1만1천563세대인 것을 감안하면 2세대 당 한 마리씩 한우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지역의 농업경제를 대표하는 한우농가가 FTA 타결로 큰 타격을 입을 경우 지역경제 또한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FTA타결을 앞두고 한우 시장은 송아지 가격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청 농업경제과 이수윤 축산어업담당은 “FTA타결 전과 비교할 때 한우 가격은 약 10% 정도 낮아졌다”며 “최근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한꺼번에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큰 소보다는 송아지 가격의 하락이 눈에 띄어 FTA 타결 전부다 약 30만원 정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축산농가들의 고정자본 손실이 예상된다”며 “송아지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비육우보다는 번식우의 경우 농가의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우려속에서 우리지역 축산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급육 생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정우 전국한우협회 진안군지부장은 “2005년 400만원까지 하던 암송아지 가격이 25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을 만큼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소 한 마리 당 1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남았던 전과는 달리 이제는 수익이 많이 줄어들어 소규모 사육농가는 소 사육을 포기하고, 계획성을 갖고 좋은 소를 키우겠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농가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지부장은 “정읍 산외면의 경우 한우라는 확실할 믿음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며 “우리도 고급육 생산을 위한 노력과 함께 생산지 정보제공 등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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