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채예진(진안여중 3)

7월 31일부터 8월5일까지 2023년 내고향 바로알기 '5박6일' 캠프가 진행됐다. 5박6일 동안 중고등학생 40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무더위를 뚫고 진안의 곳곳을 누비며 역사문화를 탐방했다. 
그 어느 해 보다 힘들었던 2023년 5박6일 캠프. 학생들에게, 대학교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5박6일 캠프를 마치고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소감문을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떠한 유혹에 넘어가 본 적이 있는가?
나는 '5박 6일' 간의 나의 체력을 짜장면과 바꾸자는 유혹에 넘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부터 자초지종을 설명하겠다. 때는 바야흐로 7월. 나는 우리 학교 사회 선생님이 홍보하고 있는 '5박 6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5박 6일'은 제목에서처럼 '5박 6일' 동안 자전거를 타며, 우리 고장 진안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체험하며 뜨거운 청춘을 보내는 것이라 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누가, 이 더운 여름 8월에 태양 볕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이내 솔깃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바로 캠프를 한다면 사회 선생님이 짜장면을 사 준다는 것이다.
나는 그 유혹에 넘어가 버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힘들어 봤자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경기도 오산시'였다.
나는 전기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오르막길이 많아 그 무거운 자전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5박 6일'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매일 자전거를 완주했을 때는 성취감을 배웠고,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인내심을 배웠다. 그뿐만이 아니라 우리 진안에 숨겨져 있는 역사와 문화를 배웠다.
자전거를 탈 때는 죽을 만큼 힘들어도 자기 전에 생각해 보면 뿌듯함과 대견함이 밀려 들어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꼭 웃겨야만 즐거운 것일까? 내가 어떠한 일에 집중하여 해냈을 때, 그 일을 해내고 쉴 준비를 할 때, 그리고 모든 일을 끝내고 정리할 때, 그때야말로 즐겁고 행복한 것이 아닐까?

'5박 6일'이라는 짧지도 길지고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너무 친해졌다. 서로가 서로에게 칭찬했고, 애교를 부리며 친해지고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모두 어색해 인사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른 모둠원들도 친해져 인사를 하고, 떠들며 아무렇지도 않게 놀고 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이게 바로 '5박 6일'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평소 길 가던 사람에게 인사한 적이 없던 내가 마을 주민분들을 보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대화한다. 이게 간단해 보이지만 나에게 있어 엄청난 변화다. 조금은 멀지만, 이웃이 생겼고, 친구가 생겼고, 최고의 멘토가 생겼다.
이게 즐겁다. 이게 행복이다.
이렇게 '5박 6일'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우며 느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식으로 지혜를 발휘하여 위험에서 벗어났는지, 혼자서라면 알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짜장면의 대가는 컸지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니 내가 이긴 게 아닌가?
다음에는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어떤 유혹에 넘어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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