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면 노채마을 정해용·배민경씨

▲ 해현 팜스테드 정해용 대표(오른쪽)와 배민경 교사
배민경(46)씨가 안천면 노채마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자매결연을 통해서였다. 전주에서 농가협력센터 간사로 근무하던 그녀는 노채마을 포도 작목반의 초청으로 부녀회원들을 데리고 마을을 방문했고 그렇게 진안을 알아갔다.

"자매결연은 도시와 농촌에서 책임감 있는 사람이 각자 한명이라도 있어서 꾸준히 이어져야 하는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에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귀농을 결심했어요. 물론 깨끗한 환경과 인심 좋은 마을 사람들도 결심에 큰 역할을 했지요."

그렇게 그녀가 귀농한지 6년의 시간이 흘렀고 현재 그녀는 교육농장 해현 팜스테드에서 정해용(63) 대표와 함께 교사로 청정 농산물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모든 일을 내일
정해용씨와 배민경씨는 해현 팜스테드의 대표와 교사이기 전에 동업자이며 파트너이다. 처음 자매결연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동업관계를 맺고 선진지 견학도 다니고 필요한 교육이라면 모두 배우는 등 도와가며 하나의 사업체를 꾸려가고 있었다.

"정해용 사장님과 저의 생각이 통했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사장님께 교육을 다닐 것을 권했을 때 서슴지 않고 잘 가셨어요. 그게 큰 복이었죠. 예전에는 사장님보다 제가 더 앞에 있어서 끌고 갔었는데 이제는 사장님이 저보다 더 앞서나가세요."

교육농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체험도 하고 시골의 정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해현 팜스테드. 배민경씨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교육농장이지만 올해 세군데 학교와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은 9~10월의 수확기간에 학생들이 많이 와요. 하지만 앞으로는 수확기뿐만 아니라 농산물을 심을 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을 계획하려고 합니다. 아이들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짜려고요."

학생뿐만 아니라 홈페이지(http://www.edufarm.org(한글주소:교육농장))로는 가족단위로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는 정해용, 배민경씨. 이들은 이처럼 공동투자로 해현 팜스테드를 끌어가고 있지만 모든 일을 서로 내일처럼 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는 동업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청정 농산물 알리기
현재 정해용씨와 배민경씨는 교육농장 뿐 아니라 사과와 포도 농사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배나무를 심었던 자리에 고추 농사도 지었다.

"사과는 체험학습 지도를 위해 것이고, 포도는 9917㎡(3천평)에 농사를 하고 있어요. 작년까지 저농약 인증이었는데 올해 무농약 인증이 나와요."

2003년 9월 우리 군에서는 과일로 처음 저농약 인증을 받은 포도가 올해는 무농약 인증을 받는 것이다. 제초제와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청정 농산물을 키우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고 많은 투자도 필요하지만 정해용씨와 배민경씨는 깨끗한 농산물을 공급하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소득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포도 판매는 직거래로만 하고 있어요. 저희 포도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다른 포도보다 뛰어난 맛을 인정하고 또 사가세요."

그들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친환경 농사를 권유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교육도 해 주는 등 청정 농산물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는 배민경씨는 무엇보다 제초제가 가장 나쁜 것으로 농사를 짓을 때 되도록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꿈
현재 배민경씨의 가족은 전주에서 생활한다. 그녀도 전주로 출퇴근하고 있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니고 있는데 주말에 오는 것은 좋아하지만 전학을 와 사는 것은 싫어하더라고요. 남편도 아직 제 뜻과는 맞지 않고요. 하지만 내년쯤에는 아이 하나를 전학시켜서 같이 안천에서 생활하려고요. 억지로 가족을 데려올 수는 없고 스스로 올수 있게끔 만들어야죠."

완전한 귀농을 하고 가족과 함께 살 미래를 그리고 있는 배민경씨. 그녀의 파트너로 함께 일하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는 정해용씨.(정해용씨는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13년 전 고향으로 귀향했다.)

그들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보다 더한 배려와 이해로 교육농장 해현 팜스테드를 이끌어가고 청정 농산물 재배를 하면서 이처럼 함께 꿈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