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면 좌포리 정관석·박연숙 부부

▲ 정관석, 박연숙 부부
"물 좋고, 산 좋고, 평화롭고... 지금의 생활이 너무도 좋아요"
두 부부의 공통된 대답이다.

정관석(63), 박연숙(63) 부부. 부부는 4년 전부터 진안에서 살고 있다. 이들 부부가 집 짓고 살고 있는 곳은 마을(양화마을)과는 위치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집 앞으로 섬진강 줄기인 강이 흐르고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그야말로 배산임수 자리인 것이다.

"처음에 남편은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강이 좋아 계곡이 있는 곳을 찾아 다녔어요. 전북 지역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고, 충청도 쪽도 다녀봤어요. 그러다 이곳을 봤는데 앞에 강이 있어 좋더라고요."

"솔직히 저보다는 아내가 더 시골생활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더 쉽게 결정하고 올 수 있었지요."

성수면은 정관석씨의 고향이다. 하지만 처음에 부부는 고향에서 제2의 생활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지역을 많이 알아보고 찾아 다녔지만 이들 부부의 최종 정착지는 진안 성수면이 되었다. 그리고 부부는 고향에서 황혼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천천히, 여유 있게
부부는 현재, 젊은 시절 바쁘게 살아왔던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에서의 삶에 푹 젖어 있다.

전주 KT에서 근무하던 정관석씨의 정년퇴임으로 인해 고향으로 들어오게 된 부부. 요즘 부부의 가장 큰 소일거리는 텃밭 가꾸기다.

"농사도 노하우가 있어야 하나 봐요. 이곳으로 이사 와서 참깨 농사를 지었는데 계속 실패했어요. 그러다 올해에는 마을 동네 어르신들에게 배워서 처음으로 성공했어요."

3년만의 첫 성공으로 수확한 뽀얀 참깨가 부부의 시골생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모양이다.

이렇게 정관석, 박연숙 부부는 농사 기술이 없어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경험 삼아 이것저것 농사를 해 보면서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아직도...

"마을과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유대관계가 별로 없어요. 아직도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했어요."
정관석, 박연숙 부부는 이사온지 꽤 지났지만 이들 집 근처에서 농사짓는 동네 사람 외에는 마을 사람들을 잘 모른다고 한다.

마을 경로당에 놀러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작년 마을 백중행사 때 동네에 가서 인사도 했지만 꾸준한 왕래가 없어서인지 아직도 마을의 구성원으로 흡수되지 못했다.

"다 저희의 잘못이죠. 자주 마을에 가서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고 해야 하는데..."

부부는 아마도 시골에 와서 사는 방법을 몰랐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을 속으로 들어가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짐이 아직은 어렵고, 앞으로의 큰 숙제로 남아 있는 정관석, 박연숙 씨. 하지만 부부는 곧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행복도 찾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베푸는 삶

박연숙 씨는 올해 3월부터 마령 재가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어려운 노인들에게 밑반찬을 해서 전달하는 봉사도 했었다.

또한 전주에서 살 때는 호스피스 활동도 했다. 이렇듯 그녀는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나보다 낮은 곳을 찾아 봉사하고 싶어요."
아무런 근심 없고,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두 부부. 큰 계획보다 건강하게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자 하는 이들 부부.

진안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한 선한 웃음이 닮은 부부는 정관석, 박연숙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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