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11) … 진안읍 연장리 용지마을 박상규 이장

▲ 박상규 이장
우리군 이장 중 최고령인 77세의 나이임에도 마을에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는 박상규 이장을 만났다. 농사철이 다가와서인지 텅 빈 마을회관에서 만난 박 이장은 나이에 비해 건강해 보였다.

"뭐 그리 건강하다고 할 순 없지요. 병원 다녀오는 게 일과처럼 됐으니까."
보기와 다르다는 박 이장의 말에 말문을 연 기자가 계면쩍어졌다.

이곳이 고향인 박 이장은 젊었을 당시 잠시 도시로 나갔다 들어온 것 외에는 줄곧 고향에서 살았다.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용지마을 터는 본래 다른 곳이었다고 한다.

"도로 건너에 원래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워낙 빈곤하고 집이며 담벼락이 낡아 새마을 운동 때 아무리 여러 번 수리해도 매번 그 모양 그 꼴이었습니다."

마을 개선 사업은 돈이 뒷받침돼야 성과가 보이지만 용지마을은 그럴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이 알려진 후 정부의 지원으로 현재의 터에 벽돌집을 짓고 새로운 마을을 조성했다고 한다.

"당시 새로 만들어진 용지마을을 사람들은 아파트라고 불렀습니다. 그때만 해도 진안에 양옥집이 흔치 않았는데 새로운 터로 마을을 옮기면서 양옥으로 집을 지었지요."

70년대부터 2~3년 간격으로 뛰엄뛰엄 이장직을 맡았던 박 이장은 만 65세 되던 해에는 이장직을 정년퇴임 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때만 해도 진안읍 이장들은 만 65세가 되면 그만두게 되어 있었어요. 저도 그때 그만둔 이장인데 10년 후에 다시 맡게 되었습니다. 고령화로 정년퇴임 제도가 없어진 거지요."

5남1녀를 둔 박 이장은 현재 아내와 함께 7~8마지기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체력이 허락지 않아 밭농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박 이장.

그는 그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까지 해 온 논농사만은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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