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 송촌, 중기 등 3개 마을이 합쳐진 상기마을의 김정우(52) 이장을 만났다. 1남 2녀를 둔 김 이장은 덥수룩한 수염에 시원시원한 말투가 매력이다. 벼농사 30마지기와 고추 5마지기, 고사리 15마지기, 소 15마리 사육이 그의 농사 규모이다. "예전에는 고추를 15마지기 정도 했는데 지금은 많이 줄였습니다. 체력이 달리니 줄일 수밖에요.
마을 앞뒤를 하천이 휘감아 흐르다 마을 끝에서 합쳐지는 송대마을을 찾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배를 닮은 모양이라 해서 송대마을은 예부터 명당으로 불렸다. 열여덟 가구 서른다섯 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살고 있는 이곳도 대부분 70세 이상 노인들이 거주하는 초고령 마을이다. 이곳에 젊은 이규종(51) 이장이 마을의 대소사를 도맡고 있었다. 50대에 진입한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촉촉해진 산길로 부귀면 황금리 가치마을 김옥선(67) 이장을 찾아갔다. 김 이장은 이곳이 고향은 아니다. 같은 면 하거석마을에서 열두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우리 마을은 해발 470m 정도 됩니다. 밑에 마을보다 지대가 꽤 높아 상당히 춥습니다. 눈 오면 버스가 끊겨 잠시 불편하긴 해도 공기 좋고
"좋은 고추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영양제를 직접 만들어 씁니다. 깻묵을 1년 숙성시킨 후 요소비료와 몇 가지 재료를 더 첨가하면 좋은 고추영양제가 됩니다." 진안 고추왕 신현국(62) 이장의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진안 고추왕에 당당히 3번이나 선발된 신 이장은 나름의 고추재배 비결을 말해 주었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한해 농사로 분주함이 더해지는 4월 중순이다. 산암정수장으로 유명한 진안읍 반월리 산암마을 박봉열(61) 이장 또한 농사에 여념이 없었다. 부친께서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열여덟의 나이에 인삼 농사를 이어받아 시작했다는 박 이장. 지금이야 자기자본으로 규모 있는 인삼농사를 짓고 있지만 예전에는 농협에서 빚내 자재를 구입하는 등 너무나 열악한 상황이었다. 올
천주교 '어은동공소'로 유명한 진안읍 죽산리 어은마을 송용환(55) 이장을 만났다. 전주에 있는 중학교를 다니면서 고향을 떠났다는 송 이장은 스물네 살 피 끊는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소를 키웠다고 한다. "자신이 있었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였을 때라 단박에 결심하자마자 머뭇거림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와 더불어 소를 키웠습니다.
우리군 이장 중 최고령인 77세의 나이임에도 마을에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는 박상규 이장을 만났다. 농사철이 다가와서인지 텅 빈 마을회관에서 만난 박 이장은 나이에 비해 건강해 보였다. "뭐 그리 건강하다고 할 순 없지요. 병원 다녀오는 게 일과처럼 됐으니까." 보기와 다르다는 박 이장의 말에 말문을 연 기자가 계면쩍어졌다. 이곳이 고향인
하평마을 이강노(59) 이장을 만나기 위해 그가 일하고 있다는 인삼밭을 찾아갔다.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부는 날에 부부가 함께 삼장 차광막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30년 인삼 농사 경력이 있는 이 이장은 삼장 구축을 위해 자재를 대부분 중고로 쓰고 있다고 했다. 중고자재를 사용하면 손질이 조금이라도 더 가지만 자재값을 생각하면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
군청 앞 쉼터에서 만난 장시원(66) 이장은 깔끔한 양복 차림에 배려 넘치는 태도로 기자를 맞이했다. 정갈한 머릿결이 여느 이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연을 들으니 현재 직업이 보험 영업이라고 했다. 장 이장이 처음부터 보험 영업의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지난 '97년에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쳤습니다. 인삼 농사를 하고 있었는데 치명적이었죠. 병
허리가 아파 농사일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 마을 일을 보다 충실히 한다는 전창구(65) 이장을 만났다. 주중에는 업무시간이라는 생각에 좋아하는 술도 웬만해선 먹지 않고 주말을 이용해 먹는다는 전 이장. 골치 아픈 일이 많아 그만두고 싶어도 주민들에 등 떠밀려 19년째 연속해 맡고 있다. 이장을 공무원으로 생각한다는 전 이장의 월급은 23만 원이고 추석과 설
훤칠한 키에 편안한 미소가 매력인 박석근(62) 학천2동 이장을 마을회관에서 만났다. 상전면 원가막이 교향인 박 이장은 38년 전에 이곳으로 옮겨와 살고 있다고 한다. 박 이장이 이곳으로 옮겨올 당시만 해도 마을 앞을 흐르는 진안천이 맑고 깨끗한 물로 풍성했다고 한다. "저희 마을은 진안천을 따라 120가구가 넓게 흩어져 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30년 이장 경력의 원물곡마을 청창목 이장을 만났다.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지 않은 때이지만 작업복 차림이 편하시다는 청 이장. 최근 2년간 이장직을 잠시 쉬었던 것 외에 젊어서부터 줄곧 마을 일을 맡아왔다. 오랜 이장 경력으로 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을 텐데도 뭐 특별할 게 있냐며 먼 산 바라기를 하시던 청 이장. 세월의 굴곡이 주름 곳곳에 묻어나는 청 이
마이산이 병풍처럼 눈앞에 우뚝 솟아 있는 외사양마을에서 김진국(58) 신임 이장을 만났다. 마을 소개를 해달라는 말에 김 이장은 "저희 마을은 시골이면서 시골 냄새가 안 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인심만은 여느 시골 마을 못지않게 좋습니다. 마이산의 관문이 되는 마을이라 외지인들이 수시로 드나들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주민들의 품성 덕에 좋은 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