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12) … 진안읍 죽산리 어은마을 송용환 이장
"자신이 있었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였을 때라 단박에 결심하자마자 머뭇거림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와 더불어 소를 키웠습니다. 열심히 일해 잘 되는가 싶었는데 전국적으로 소 파동이 일더군요."
소 파동 이후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송 이장은 농촌이 자신과는 안 맞는다는 생각에 다시 도시로 가려고도 했다.
"그런데 떠나기도 쉽지 않더군요. 이미 깊숙이 발을 들여 놓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전북대 농업개발대학원에 다녔습니다.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픈 생각도 컸고요."
대학원에 다니면서 송 이장이 얻은 것은 지식만이 아니었다. 인근의 여러 시군에서 모인 대학원 동기 선후배들이 그에게는 큰 자산이 되었다고 한다. 그들과의 관계가 힘들었을 농촌 생활을 견디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송 이장은 말했다.
10년 넘게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마을의 발전적인 변화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읍장님을 비롯해 각 기관장들이 저희 마을에 애착을 갖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마을만들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움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송 이장에게도 걱정거리가 있다. 현재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이 진행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마을 일을 구상하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의 고령화를 생각하면 머뭇거려지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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