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 12
진안읍 운산리 내후사마을 신현국 이장

▲ 신현국 이장
"좋은 고추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영양제를 직접 만들어 씁니다. 깻묵을 1년 숙성시킨 후 요소비료와 몇 가지 재료를 더 첨가하면 좋은 고추영양제가 됩니다."

진안 고추왕 신현국(62) 이장의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진안 고추왕에 당당히 3번이나 선발된 신 이장은 나름의 고추재배 비결을 말해 주었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모두 다 밝히기에는 경쟁력이 부담됐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신 이장이 좀 더 들려준 고추재배 비법에는 감식초를 이용한 것도 있었다.

일부 농가에서는 고추를 세척할 때 감식초를 섞어 사용한다지만 그래서는 감식초의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없다는 게 신 이장의 말이다.

"감식초는 고추 성장기에 사용해야 합니다. 농약 칠 때 감식초를 섞어 쓰면 고추의 빛깔도 좋아지고 탄저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냅니다."

내후사마을 신현국 이장을 찾아가니, 마치 우수 고추재배 농가를 찾아간 듯 고추재배에 대한 얘기가 앞섰다. 그만큼 고추재배에 많은 노력을 쏟았고 인정도 받은 신 이장이기 때문이다. 20대 초반부터 고추 농사를 시작한 신 이장의 고추 이야기는 잠시 더 이어졌다.

"임실고추가 상인들에 의해 진안시장으로 들어와 진안고추 행세를 합니다. 품질에 앞서 있는 진안고추가 임실고추와 무분별하게 섞이는 건 개선해야 합니다."

고추 재배에 자부심이 대단한 신 이장이지만, 그의 고추 농사도 어쩔 수 없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바로 고령화 때문이다. 회갑이 지난 자신이 마을에서 두 번째로 젊다고 하니, 열여덟 가구 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에서 일손 부족은 당연했다. 아내 강민자(57)씨마저 허리디스크로 일손을 놓은 생태여서 열두 마지기 되던 신 이장의 고추밭은 여덟 마지기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어두워질 때까지 농사에 매달린다는 신 이장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불평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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