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통폐합에 대해 학부모는 무조건 반대한다며 의견 묵살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막말을 한 교육 공무원에 대해 학부모가 분개했다.
지난 7일 오천초등학교에 학교통폐합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나오겠다는 전라북도교육청의 연락을 받고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전라북도교육청 관계자 3명과 진안교육청 2명이 함께 참석했다. 오천초등학교에서는 교장과 학부모 2명이 참석했다.
 
◆경제 논리로만 이야기하는 교육청
학부모와 함께 한 자리에서 전라북도교육청 박래묵 교육지원과 수용계획 담당은 "작년에는 학교가 통폐합되면 10억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20억을 지원해주겠다. 또한 내년부터는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아이들 개인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학교에 20억을 지급해주겠다."라면서 "학교가 통폐합이 되면 또래 아이들과 사회성도 높일 수 있고, 선후배간 관계가 돈독해진다. 그리고 작은 학교가 양질의 교육을 한다고 하면서도 중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그것을 양질의 교육이라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또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나중에 잘못되면 통폐합을 반대한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책임질 것이냐?"라면서 "계속 반대해도 통합중인 학교인 중앙초등학교 학부모가 어느 정도 찬성하면 통합할 수 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30명 이하 학교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오천초등학교 박병래 교장은 "거점학교와 우리처럼 작은 학교는 또 다른 불공평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하자, 전라북도교육청 박래묵 교육지원과 수용계획 담당은 "내년부터는 거점학교도 통폐합대상이 되고, 무조건 30명 이하는 교직원 급여 이외에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 또한 학교시설 보수뿐만 아니라 시범학교 선정도 되지 않을 것이며 지금처럼 방과 후 무료 수업은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2012년부터는 신설학교 지원이 교과부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교육청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학교 지원은 없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큰 학교 학생들이 작은 학교 학생 때문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작은 학교에서는 5천만 원이 적다고 하지만 개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큰 학교 아이들이 훨씬 적다."라고 말했다.

이상은 오천초등학교 학부모인 이주영씨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 3명이 왔지만 박래묵 교육지원과 수용계획 담당만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에 본사는 박래묵 교육지원과 수용계획 담당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려고 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고, 연락처를 남겼지만 11일까지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실적위주의 교육공무원 태도
이주영 씨가 분개한 부분은 일방적인 전라북도교육청 박래묵 교육지원과 수용계획 담당의 태도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그렇게 되면 당신이 책임질거냐 라는 막말을 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 그리고 시골학교 다니면 손해 본다고 말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지금 너무 만족하며 다니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시골에 있는 학생은 전부 도시로 학교 다니라는 건가요?"라고 말했다.

이주영 씨는 올 봄 외오천마을로 귀농을 하여 4명의 아이들 중 3명을 오천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통폐합과 관련한 학부모의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입장만 이야기 하고 갔다며 교육공무원의 태도에 대해 꼬집었다.

"겨우 발언을 할 기회를 달라고 하여 이번에 교육감이 바뀌는데 이런 상황이 합당하지 않다고 하자 교육청에서 그러더라구요. 전북에 혁신도시 2곳과 신도시가 생긴다면서 2012년 지역교육청에서 학교를 세워야 한다. 그러면서 현 교육감도 학부모 1명이라도 반대하면 통폐합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내년부터 재정지원이 없기 때문에 김승환 당선자도 어쩔 수 없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또한 '강제 통폐합은 하지 않겠지만 책임은 당신이 져라.'는 담당자의 태도는 교육 공무원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며 전라북도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승초등학교 이상석 교장은 "아마도 수용계획팀이라는 곳이 실적을 강조하다보니 조금 강하게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교가 없어지면 귀농인도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장승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오천초등학교를 가기 전에 장승초등학교를 먼저 들린 전라북도교육청은 위와 같은 설명을 했고, 그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 2명은 이구동성으로 "경제적 논리로만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승초등학교 이상석 교장은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의 거점이 없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노인들이 많은 시골에서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학교가 없다면 누가 시골로 들어오겠느냐?"라면서 학교통폐합에 대해 반대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한 학부모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2명의 아이가 있는 상황에서 남의 일 같지 않다. 귀농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 교육 문제이다. 지역에 학교가 없다면 귀농을 할 생각도 하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지역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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