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글 바로쓰기

요즘 같이 일이 없는 때를 많은 사람들은 '농한기'라고 하지요. 하지만 충분히 쓸 수 있는 우리 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겨를철', '놀이철', '쉬는철'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하지만 '농한기'라는 말에 하도 익숙해져서 예를 든 말들이 더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어요.

'농번기'도 마찬가지에요. 한창 일이 많은 때를 나타내는 말인데 그냥 '일철' 또는 '바쁜철'이라고 하면 되겠지요. 농사짓는 시골사람 스스로 '일철'과 '겨를철'이라고 오랫동안 이야기해 왔으나 나라에서 쓰는 한자말본새에 익숙해지면서 시골 사람들마저 제 말씨와 말투를 버리고 '농번기'와 '농한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마치 도시사람이나 시골사람이 똑같은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면서 같은 말씨와 말투에 길들여지는 꼴이나 마찬가지지요.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