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글 바로쓰기

요즘 학교에서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는데 '잡초', '잡초'한다. '풀'이라고 하는 아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잡초'라는 한자말이 '풀'이라는 우리 토박이말을 잡아먹은 까닭이다. '잡초'라고 쓰지 않고 '풀'이라고 써도 충분할 텐데 사람들에게 '잡초'란 말이 익숙하게 굳었다.

'잡초'라고 쓰면 왠지 쓸모없는 풀이 생각난다. 그렇지만 그냥 '풀'이라고 하면 그 풀 속에 담긴 뜻이 그냥 나쁘게 들리지만은 않다. 잡초라는 느낌보다는 '풀꽃'도 떠오르고 우리가 가꿀 수 있는 것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말은 사람의 삶을 가꾼다. 그렇다면 '잡초'라는 느낌으로 쓸모없는 풀이란 느낌을 주기 보다는 '풀'이라는 말을 써서 토박이말의 소중함도 느끼고 우리말의 좋은 느낌도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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