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풍초·용담중 찾은 과학교사들 … 학생들 공부 즐겨

▲ 호기심 가득.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배움을 구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거지?"
손가락에 올려놓은 성냥개비가 뛴다. 김채균 장학사의 과학 강의는 마술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끈다.
"자. 힌트를 줄게요. 마찰력을 이용하는 겁니다. 제 손모양을 잘 보세요."
병설유치원생들과 송풍초등학교, 용담중학교 학생들이 모두 모여 한 눈이 되었다. 손에든 성냥개비를 만지작거리지만 쉽지 않다. 결국, 포기하는 학생들. 옆에서 참여한 교사들도 눈에 힘을 주고 손가락에 걸친 성냥개비를 노려보지만 되지 않는다.

지난 2일 토요일 오후에 용담면 학생들은 모처럼 기회로 찾아온 '과학놀이'에 빠졌다. 평소 과학실습시간에 딱딱함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연결된 놀이로서의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진행과 재미있는 과학마술로 아이들의 관심을 끈 김채균 장학사는 "과학문화로부터 소외된 진안군 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과학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다"라며 "실생활에 적용되는 체험활동으로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더 나아가 이공계에 대한 관심도 증대시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2005년부터 시작한 '시골학교 과학체험'을 통해 지역 과학교사들의 정보교류 기회도 되고 있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전북청소년과학탐구회(JYSC)의 전종근 회장(전주 근영여고)은 "2000년 모임을 결성했다. 최근에 참여교사들이 늘어 벽지의 학생들에게 과학참여 기회를 주는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4개월마다 한 번씩 벽지의 학교를 찾고 여름방학 때에는 '여름과학캠프'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론보다는 실생활과 관련 있는 '체험'을 통해서 어려운 과학의 원리를 몸소 체험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목적실에서 진행한 체험 부스는 모두 6개. 손에 쥐어지는 유리관에 자석을 넣고 밖에 코일을 감아 전구와 연결해 흔들면 불이 들어오는 '전기만들기'는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게 해주었고, 두 개의 통에 스티로폼 공을 실로 매달아 한쪽에는 물을 넣고 띄워 작용반작용, 관성의 법칙, 중력 등을 알려주는 '반대로 움직이는 진자' 부스도 인기였다. 원판에 중심에 큰 구를 놓고 주변에 반구를 붙여 만드는 원자팽이.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 작은 유리병의 안쪽에 은으로 칠해 거울이 되는 액세서리 만들기 '은거울병 핸드폰 고리만들기'도 인기 있었다. 이외에도 과자를 극저온 물질에 담그거나 풍선을 담가서 기체의 상태변화를 엿볼 수 있는 '극저온의 세계'는 먹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근영여고, 만경여고, 성심여고, 서곡중, 전주 동중, 완주중, 원광중, 삼례중, 설천초, 천천초 등의 과학전공 교사들이 각 부스에서 아이들을 맞는 모습은 사랑이 넘치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비록 하루지만, 요즘 교권과 학생인권 문제로 논란을 빚는 대도시의 그것과는 다른 세상이다.
"너무 재미있어요. 이거 장난감보다 좋아요."
한 유치원생의 말이 딱딱한 오늘날 교육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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