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 일제고사 거부학생 6명…대체프로그램과 체험학습 떠나

▲ 진안초 6학년 학생들이 시험에 임하고 있는 모습. 진안초는 한명의 '결석'외에는 모든 학생들이 시험에 임했다고 전했다.

12일 실시된 '201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일제고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관내에는 진안초 1명, 진안중 1명의 학생이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 주관으로 대전 천체과학관과 꿈돌이랜드로 현장체험을 떠났고, 동향중 4명은 학교에서 준비한 대체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전국 교육청이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을 따르기로 하면서 예년에 비해 소란이 적은 편이었다.

미응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이 34명을 기록했고, 전북이 32명, 서울이 29명, 경기가 2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대전과 울산, 강원, 제주 등 네 곳은 미응시생이 한 명도 없었다.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다. 무단결과에 해당하는 학생이 줄어든 배경으로 올해는 사전에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참가 신청을 받도록 한 시·도교육청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원·전북·전남·광주교육청이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하긴 했지만, 이는 평가 당일 학생들이 설득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거부할 경우 즉석에서 별도의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수준이어서 지난해와는 성격이 달랐다는 것이다.

지난달 '대체 프로그램 제공 금지' 지침을 내린 교육과학기술부의 입장과 달리 전북 교육청은 "일제고사를 치르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하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시험 미응시자에 대해서 학교장 재량으로 출결 관리를 하도록 해 교과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는 13일 지침에 따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거부 학생 현황을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ㆍNEIS)로 보고하지 않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렸다.

교과부 관계자는 "세 차례의 성실이행 촉구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청이 무단결시자 처리 결과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장의 판단에 맡겨야 할 출결처리 문제까지 간섭하고 나서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과를 보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학업성취도 평가 도입 4년째를 맞은 올해 초등학생들은 평가 교과목 수가 5개에서 3개 과목으로 줄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 등 3개 교과목을 각각 50분씩, 중학교 3학년생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과목을 각각 60분에 걸쳐 치렀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을 각각 60분씩 봤다.

이번 시험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 등 4단계로 나눠 산출한 평가 결과를 학생에게 통지하고, 학교에는 응시 현황과 과목별 성취 수준을 3단계로 분류해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한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다.
홍세화씨는 12일 한겨레 칼럼을 통해 "자신은 열외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분류하고 지시하고 줄 세우는 권력을 누리면서 즐기는 이들이 우리교육을 지배하면서 아이들이 꿈을 잃어버리고 있다"라며 "오늘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과 학부모에게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라고 했다.

일제고사 반대를 옹호하는 나우교육연대 신귀종 대표는 "전국 일제고사는 그 목적이 의심스럽다. 그냥 하니까 우리도 하자는 아닌 것 같다"라며 "학생과 학교, 학부모가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힘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 시험을 거부한 전북지역 학생들이 모여 현장체험에 나섰다. 아이들은 대전 천체과학관과 꿈돌이랜드를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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