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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의 여왕
중학년(미소의 여왕/김남중 글/사계절/4학년부터 읽을 수 있어요)
 
칭찬에 배고픈 아이 진선이의 안타까운 미소를 그린「미소의 여왕」, 열두 살 소년 셋과 예순네 살 할아버지가 길거리농구팀을 결성하게 된 사연을 담은「64 대 36」과 다른 작품 네 편이 실려 있다. "웃어도, 울어도, 찌푸려도 안 되는" 복잡한 현실을 살아가는 힘없고 약한 둘레의 삶을 살피고 있는 책이다.
 
칭찬도 배가 고프다?
표제작 「미소의 여왕」은 친구들 없이 혼자서 학교에 오가는 말없는 아이, 선생님 말대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아이 이야기다. 진선이는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없어 입 다물고 있고, 웃고 싶은 일이 없어 늘 무표정"인데, "그런 주제에" 잘난 척하는 걸로 비쳤는지 왕따 취급을 받는다. 그러다 5학년이 되어 송지호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진선이의 일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은데 뭔가 같이 할 수 있어 더 즐거운" 담임을 만난 아이들은 신이 나서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어느 날 선생님은 <미소의 왕, 미소의 여왕> 뽑기를 제안한다. 우울한 친구를 눈여겨보았다가 미소의 왕이나 여왕으로 뽑아 모두가 돌아가며 칭찬 한마디씩 해주는 것이다. 진선이는 첫날부터 자신이 미소의 여왕에 뽑힐지 모른다고 은근히 기대한다. 우울하기로 말하면 자신을 넘어설 사람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체 진선이 차례는 돌아오지 않는다. 진선이는 자신이 미소의 여왕에 뽑힐 것에 대비해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하고, 할머니한테 시장 사거리 옷가게에 반값 할인으로 나온 멋진 블라우스도 사달라고 조른다. 할머니는 밤 껍질 까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어린 손녀가 오죽하면 저럴까 싶어 어떻게 해서든 진선이 소원을 들어주고자 한다. 반 아이들 모두가 미소의 왕, 미소의 여왕이 되고, 누가 뭐래도 진선이가 미소의 여왕이 될 수밖에 없는 날, 진선이는 칭찬 들을 생각에 가슴이 설레는 이야기다.(20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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