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랑(조림초 5)

5월 9일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 것 같다. 내 차례가 점점 다가올 때 너무나도 떨렸던 게 기억난다.
800미터 달리기는 빠르기 뿐만 아니라 멘탈, 체력까지 갖춰야 해서 정말 힘든 종목이다.
준비, 땅!
총 소리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
난 지금 조림초 대표로 나왔고, 3등 이내가 목표다. 난 처음부터 선두로 달리기 시작했다. 난 너무 긴장이 돼서 그랬는지, 마스크를 쓰고 뛰다가 벗어야 했다.
1등으로 달리고 있었지만, 선두는 언제 뺏길지 모른다. 역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바로 부귀초 친구가 나를 제치고 앞으로 달렸다. 나는 2등은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
이제 남은 거리는 100m. 2등이 코 앞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100m를 힘껏 달렸다.
하지만 내 다리는 내 다리가 절대 아니었다. 공중에서 휘젓는 느낌이었다.
난 마지막까지 빠르게 뛰었지만 3등을 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좋았다. 뭐, 3등이면 되지.
그리고 나는 멀리뛰기로 바로 갔다. 나는 3번을 힘껏 또 열심히, 나의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뛰었지만,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도 벽에 걸린 동메달을 보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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