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랑(조림초 5)

성탄절인 25일. 1시간을 달려 드디어 스키장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6시였다.
바로 무주로 야간스키를 타러 온 것이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엄청나게 적었다. 심지어 어제와 오늘, 눈까지 와서 스키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6시 30분이 되고, 드디어 야간스키가 시작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총 3시간 30분이었다.
나는 야간스키를 시작하자마자 리프트 줄을 섰다. 빨리 온 덕에 더 빨리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멀고도 험한 길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용기를 내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같은 스키 초보는 A자로 천천히 내려가는 게 최선이었다. 겨우 겨우 기어서 내려가는 속도로 맨 아래까지 내려갔다. 비록 너무 어려웠지만 나는 용기를 내어 타고, 타고, 또 탔다. 그러다보니 내 실력은 성장했고, 10번째쯤 탈 때 나는 완벽한 S자를 해 낼 수 있었다.

그 정도 타자 내 배에서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울려퍼지며 밥 달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나는 무서운 속도로 엄마가 계신 식당으로 달려갔다. 식탁에는 사골떡국부터 두부김치까지 나로써는 진수성찬이었다.
나는 밥을 먹고 체력을 회복한 후 다시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타고, 타고, 또 탔다. 9시59분이 되었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1분이었다. 나는 있는 힘껏 리프트 줄에 10시가 되기 30초 전에 섰다. 그 덕분에 마지막 한 번을 더 탈 수 있었다.

엄마는 사진을 찍을 테니 마지막으로 내려 올 때는 S자로 멋있게 내려오라고 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나는 정말 멋있게 S자를 그리며 내려왔다. 하지만 엄마는 결국 나를 찍지 못하고 말았다. 엄마가 원망스러웠지만 오늘은 성탄절이니 용서해주기로 했다.
나는 장비를 다 벗고 집으로 갈 준비를 하며 생각했다.
배고프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