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젊은 청년으로서, 지역발전에 이바지 할 것 … 부귀면 청년 축산 농부 이진혁

부귀면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혁 청년.
부귀면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혁 청년.

모두가 잠들어 있을 오전 6시 30분, 아직은 이른 아침. 부귀면에서 소를 키우는 이진혁 씨(31)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축사에 도착한다.

축사에 오자마자 진혁 씨가 확인하는 것은 소의 발정상태.

직접 소의 인공수정을 진행하는 진혁 씨에게 소의 발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제일 중요한 작업임과 동시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어 소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밤새 설사를 했는지, 다른 이상은 없었는지 등.

그리고 대략 200마리 소들의 아침밥을 주는데 이 과정이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이진혁 씨는 "한 9년 정도 소를 키웠고 이 생활 습관은 9년 정도 진행해 왔다"라며 "원래는 농업이 아닌 사회복지 쪽에 관심이 많았었다. 그래서 대학교도 관련 학과를 진학하려 했으나, 아버지께서 밑에서 축산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가 있었고 고민 끝에 가업을 잇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혁 씨는 "제가 장남이라 저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라며 "그래서 아버지 밑에서 틈틈이 일손을 거들었던 경험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됐다. 그래서 어느 정도 청년 농부로서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농장 일을 시작한 지 어엿 9년. 청년 농부 이진혁 씨는 지역의 제일가는 축산업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중이다.

◆하루에 16시간씩 일해도 적자

지난 2022년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값 상승 및 유류비 상승으로 인한 유통마진 증가, 인건비 상승, 럼프스킨과 같은 전염병 등의 이유로 축산 농가들의 생산비가 증가했고 홍수 출하 등의 이중고로 인해 지난 한 해는 한우 농가에게 있어 감히 끔직한 한 해였다고 말한다.

이진혁 씨는 "요즘 많은 한우 농가뿐만 아니라 축산업 농가 모두가 적자를 보고 있다. 저희 농장의 경우 다행히 다른 농장에 비해 폐사율은 적어 본전은 나올지언정 제 인건비는 안 나오는 것 같다"라며 "닭이나 다른 타 축산물들은 회전이 빠른데 한우 농가는 30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고 암소를 판다고 해도 10개월 이상 비육을 해야 되기 때문에 회전율이 낮다. 솔직히 지난 한 해 동안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점점 오르는 물가와 하늘 높게 치솟는 한우 가격에 화들짝 놀래고 한우 농가입장에서는 비싼 사료값 즉 증가하는 생산비와 떨어지는 한우 가격으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힘든 실정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

이 씨는 "이유를 꼽자면 높아지는 생산비인데, 사료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라며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사료값이 한 25%정도 올랐고 판매할 때의 가격은 25%정도 떨어졌다. 그래서 힘든 상황을 타파하고자 한우를 수출할려고 시도도 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럼스프킨 전염병이 터지면서 무마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진혁 씨는 "10년 전 한우 가격이 엄청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버틴 이유는 사료값이 그나마 좀 괜찮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른데, 이럴 때일수록 사료값 보조를 해준다던가 정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유통마진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농가들의 고충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힘든 상황 속 증가하는 생산비를 절감을 위해 축산 농가들은 자체적으로 농사를 지어 생산비를 절감하곤 한다.

그리고 진혁 씨도 자체적으로 건초와 볏짚을 생산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농가들의 고충을 덜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진혁 씨는 "사료값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데, 생각보다 사료값을 엄청 절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사를 지을라면 땅도 필요할테고 이때 나오는 임대료, 농사를 위한 종잣값, 트렉터, 베일러 등 많은 부분에서 비용이 드는데, 이것 저것 다 빼면 결국 풍년이어야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자기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되는 것"이라며 "일한 노동력에 비해 이윤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는 않는다. 많으면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기도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결과물들이 나올 때 보람을 많이 느끼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게 만드는 진혁 씨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진혁 씨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래도 인공수정부터 직접 키운 송아지나 소들이 제값 받고 팔 때가 아닐까요?(웃음)"라고.

이어 이진혁 씨는 "반대로 열심히 키운 송아지들이 죽거나 다쳐서 안락사를 시키는 경우, 송아지가 무게는 좋은데 근 출혈과 같은 이유로 단가를 제대로 못 받을 때 서운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침 일찍 소들의 밥을 주는 이진혁 청년.
아침 일찍 소들의 밥을 주는 이진혁 청년.

◆변해가는 흐름에 맞춰 새로운 도전을 꿈꾸다

현재 부귀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진혁 씨에게 최근 또 다른 꿈이 생겼다.

이진혁 씨는 "지금 또 다른 꿈이 생겨서 준비 중에 있다"라며 "현재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에서 통합치유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지금 농장과 더불어 산에 방목 형태로 치유농업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송아지들에게 젖을 먹인다고 하면 젖소를 많이 생각하곤 하는데, 한우도 가능하다. 그리고 보통 한우는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데, 이것을 인공 포유라고 사람이 먹이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것들을 치유농업과 접목하는 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변해가는 농업 사회 흐름에 맞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치유농업은 전국적으로 관심이 뜨겁고 지역소멸이라 불리는 농촌의 진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농촌은 변하고 있다. 그리고 진혁 씨도 변해가는 농촌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진혁 씨는 "한우를 이용한 치유농업과 산을 멋지게 개간해서 정원 형식의 공간도 함께 만들고 싶다"라며 "구역을 나누어서 이 구역은 봄에 나는 꽃을 심고, 다른 구역은 여름에 나는 꽃을 심는다던가, 또 다른 구역은 가을, 겨울에 나는 꽃을 심어서 사계절 동안 항시 개장하는 이쁜 정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귀의 청년들이 모여 '진심어린'이라는 청년협의체를 구성하고 현재 저는 구성원으로 속해있다"라며 "앞으로 지역의 젊은 청년으로서 더더욱 열심히 활동해 지역에 한 구성원으로서 이바지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전진하는 이진혁 씨의 인생의 앞날에 소망만 깃들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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