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중증 장애인도, 와상환자도 체험할 수 있는 딸기 농장
성수면의 '두드림 딸기' … 이영란, 오동훈 대표 부부

왼쪽부터 두드림 딸기의 오동훈 대표와 이영란 대표.
왼쪽부터 두드림 딸기의 오동훈 대표와 이영란 대표.

봄이 찾아왔다.

유난히 변덕스럽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차갑게 굳어있던 대지와 초록빛을 잃은 식물들이 알록달록한 색과 녹색 내음의 향기를 피우는 계절, 봄이 돌아왔다.

봄 하면 각자 떠오르는 것들이 다를 것. 그리고 떠오르는 것 들 중 과일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봄 제철 과일 중, 딸기가 그중 제일이다.

봄 하면 딸기, 딸기 하면 봄이 떠오르는 계절을 맞아 성수면에서 스마트팜을 통해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두드림 딸기'를 찾았다.

올해로 귀농 3년 차를 맞이한 '두드림 딸기'의 이영란(43), 오동훈(47) 대표 부부. 그리고 성수면에서 농장을 운영한 지도 어느덧 2년 차를 맞이했다.

이영란 대표는 "막둥이가 19년생인데 아이가 막 걷고 기고 할 때, 코로나가 터졌다"라며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귀농을 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난 2019년부터 각종 교육, 선진지 견학 등 귀농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했고 귀농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지난 2021년 청년 창업농에 선정돼 본격적인 귀농 생활의 시작을 알렸다.

당일 수확한 신선한 딸기.
당일 수확한 신선한 딸기.

◆중증 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는 행잉배드 스마트팜

'두드림 딸기'는 현재 스마트팜을 활용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하우스 내부, 딸기가 자라는 화분이 공중에 떠 있는 '행잉배드' 스마트팜을 이용하고 있는데, 체험객으로 하여금 하우스 내부에 입장했을 때, 마치 농장이 아닌 정원을 연상시킨다.

단순히 미관만 아름다운 '행잉배드' 스마트팜이 아니다.

일반적인 딸기 농가에서는 하우스 내 토지에서  작물을 재배하지만, '행잉배드'는 토지가 아닌 공중에 떠 있는 화분에서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간의 여유가 있다. 

이는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으로 움직임이 불편한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들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며, 기존 일정 수준의 지적 능력과 수족의 사용 가능한 지적 장애인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중증 장애인들도 '행잉배드' 스마트팜을 이용하면 농업 활동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이영란 대표는 "행잉배드를 하고자 마음 먹은 것도 우리 '아이들' 때문"이라며 "코로나 시기 때 항상 집에만 갖혀 살아서 어디 나가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귀농을 하게 된다면 아이들이 농장에서 체험도 하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들을 마련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잉배드 스마트팜의 가장 큰 장점은 휠체어를 탄 중증 장애인들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더 나아가 누워있는 와상환자들도 체험을 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초기 비용이 워낙 많이 들고 비싸다 보니 크게 상용화가 되지 못한 점도 한계점이자 아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두드림 딸기'의 행잉배드 스마트팜 도입은 진안군에서는 최초이자 1호이다. 또한 전국에서도 얼마 없을 정도로 크게 상용화가 되지 않았으며, 이영란 대표의 말처럼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에 보조사업이나 지원이 없다면 상당히 부담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나이, 신체적 조건 등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두드림 딸기'에 방문하여 딸기 수확 체험을 즐긴다.

오동훈 대표는 "체험객들의 대다수는 아이가 있는 가정,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부터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등 다양하다"라며 "해남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 가까운 전라도 권에서 많이 찾아주시는데, 처음 방문하시고 재방문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딸기 수확체험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딸기 수확체험을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내 자식이 먹기 때문에 건강하게 키워요

'두드림 딸기'의 장점에 대해 대표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의 스마트팜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클로렐라 미생물 등 유기농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안전한 점이 우리 집 딸기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라고.

특히 오동훈 대표는 평소 딸기를 너무 좋아해서 심지어는 딸기 귀신이라 불린다고.

이영란 대표는 "저는 딸기가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데 남편은 딸기 귀신이다. 술에 취해 자고 있어도 '딸기 먹을래?'라고 하면 벌떡 일어날 정도"라며 "그래서 우리 가족은 매일 딸기를 먹는다. 누구나 하는 말이 내 자식이 먹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건강하고 신중하게 키우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본인들이 좋아하고 매일 챙겨 먹는 딸기이기에 건강하고 맛있는 딸기를 만들기 위해 대표 부부는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오고 있다.

오동훈 대표는 "저는 주로 새벽에 딸기를 재배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며 "전날 미리 수확할 딸기의 양을 파악하는데 그 수량이 많다면 새벽 1시 반부터 나와 딸기를 수확한다. 새벽에 딸기를 따는 이유는 가장 온도가 낮을 때 딸기를 재배하면 일단 과육이 단단하고 차가워서 딸기 본연의 당도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낮에 딸기를 수확한다면 온도가 올라가 있을 테고 딸기 자체 과육의 당도도 함께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만약 냉장보관을 했을 때,  일시적으로 올랐던 당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로 새벽에 딸기 재배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무조건 당일 재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딸기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리고 얼마나 딸기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오동훈 대표, 그리고 '두드림 딸기'의 운영 신념을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확체험을 즐기고 직접 수확한 딸기를 맛보는 어린이 체험객들.
수확체험을 즐기고 직접 수확한 딸기를 맛보는 어린이 체험객들.

◆고마운 사람들에게 멋지게 성장한 모습 보여주길

'두드림 딸기'의 대표 부부가 귀농한지 어엿 3년, 그리고 농장을 운영한지 2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만큼 감사한 사람들도 많다고 말한다.

이영란 대표는 "청년농부와 여성농업인 이전에 귀농을 한 귀농인이다"라며 "인간적인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곳 진안으로 귀농하다 보니 남편과 저는 심리적으로 매우 외로웠었다. 그리고 이 외로움을 해소시켜준 '앤롱' 회원들에게 감사하다. 후계농 청년들이 모여 만든 '앤롱' 모임체를 통해 많은 정보도 받을 수 있었고, 일단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다 보니 육아를 함께하는 회원들 덕에 외로움이 많이 해소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귀농을 하고 스마트팜을 하기까지 많은 보조 사업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진안군에 감사하다"라며 "진안군에 귀농을 하였기에 이렇게 잘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군수님을 비롯한 농업기술센터의 고경식 소장님, 기술보급과 이완현 과장님, 정경애 팀장님, 농축산유통과 한희섭 주무관, 한경희 팀장님, 이혜린 주무관, 은민호 주무관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기에 이렇게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성수에서 이미 오랫동안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농가들이 많다"라며 "그래서 저희의 목표는 훌륭하신 다른 농장들과 함께 어딜 가든 '성수에서 딸기 농사 지어요'하면 '아 두드림에서 오셨구나'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두드림 딸기' 농장은 진안군 성수면 외좌로 296에 위치해 있으며, 딸기 판매, 딸기농장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딸기농장체험은 500g 팩에 가득 딸기를 재배하는 수확 체험이며 예약시간은 11시, 1시 3시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두드림딸기 이영란 대표(☎010-4434-0933)한테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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