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전국소년체전 금메달리스트 박진배

▲ 박진배 학생
"올림픽 국가대표가 될래요."
지난 37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레슬링 자유형 46k급 금메달을 거머쥔 박진배(진안중3) 선수의 야무진 꿈이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부에서 활동을 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학교 1학년 때 레슬링을 시작했다. 2년도 채 안 돼 전국학생레슬링대회에서 최고의 자리를 거머쥐고, 전국소년체전에서 또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16살 아직 한창 성장하는 나이, 하지만 박 선수는 떡 벌어진 어깨에 다부진 몸을 하고 있다. 레슬링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뭉그러진 귀가 그 동안의 피나는 노력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박진배 선수는 오기가 남다르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그 기술이 상대방에게 강점으로 적용될 때까지 파고든다. 그러한 집념으로 태클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결과, 이번 전국소년체전에서 모든 경기를 판정승으로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 출전해야 하는 경기가 많아서 자만하기에는 이른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기술도 많고, 연습해야 하는 기술도 많고요."

중학생답지 않게 본인을 낮추는 겸손함을 지닌 박 선수, 하지만 교실에 있을 때만은 여느 중학생 못지않게 장난기 가득한 평범한 학생이다.

"남들은 운동선수라고 하면 거의 공부를 안 하는 줄 알지만, 그건 잘못된 오해예요. 거의 모든 수업을 반 친구들과 함께 들어요. 다만 시합을 앞두면 수업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니 비었던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 뿐이죠. 열심히 수업을 따라가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공부보다는 운동에 치중하다보니 성적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아 속상하기도 해요."

처음 레슬링을 하겠노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는 난관을 겪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을 할 때, 운동선수에 따르는 힘듦을 부모님이 아시니까요. 부모님들은 레슬링이 육상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셔서 반대를 좀 하셨어요.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메달까지 걸게 되니 요즘에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어요."

부모님 이야기에 금세 의젓한 모습을 보이며 단단한 어깨를 펴는 박진배 선수는 강해 보이는 외면과 달리 눈에서 눈물이 그칠 날이 없단다.

훈련 도중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지만, 스스로 "매일 울어요."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슬퍼서도 아니고, 훈련이 힘들어서도 아니에요. 훈련 도중에 기술이 먹히지 않거나 감독님, 코치님이 시키는 대로 되지 않으면 너무 분해서 화가 나요. 제 분에 제가 못 이기면 전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런 악바리가 또 있을까? 옆에서 지켜보던 코치님은 "좋게 말하면 '근성'이 강한 선수지만 소위 '깡다구'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거든다.

레슬링 선수로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 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던 박진배 선수.
곧 해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국가대표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가 돼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지금의 목표예요. 아직 저에겐 많은 시간이 있으니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레슬링을 향해 뛰는 뜨거운 심장이 느껴지는 한마디다. 16살 결코 많지 않은 나이에 다부진 꿈을 심어 놓은 박진배 선수, 멀지 않은 어느 날, 올림픽 경기에서 자랑스러운 금을 목에 거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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