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복잡한 디자인에 참가자들 '절레절레'
송 군수, '결정 배경 될 기본 데이터 부족하다' 지적

                  ▲ 공동브랜드 2안                                                         ▲ 공동브랜든 1안
군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의 명칭이 '데미샘'으로 확정된 가운데, 용역업체 측이 제안한 최종디자인 안이 결정되지 못하고 2주 후로 미뤄졌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4일 열린 진안군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디자인개발 최종보고회에서 나왔다. 이날 용역최종보고회에는 송영선 군수, 군의회 송정엽 의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용역을 담당한 컨티뉴 디자인전문회사 김병철 대표가 보고내용을 설명했다.

김병철 대표는 진안의 인심, 고원, 신비를 주제로 지자체 통합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기존 지자체 브랜드가 갖는 전통과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차별화된 비전과 철학이 담겨있는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디자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보고를 통해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은 깨끗하고 청정한 농·특산물을 연관시켜 홍보하기에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데미샘을 홍보함으로써 군내 관광자원 추가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인지도 높은 마이산과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의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진안의 홍보를 극대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타 지자체 브랜드와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대형식품회사와도 견주어 뒤지지 않는 데미샘 디자인을 개발한다는데 초점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확정 안, '상징 속에 이야기가 너무 많아' … 김 대표가 최종적으로 제안한 디자인에는 전문가의 의견이 우선적으로 수렴됐다.

전북대학교의 디자인 관련 교수들, 전주비전대의 박용균 교수, 최병만 교수 등을 비롯해 강창식 농업박사, 예원대 문윤걸 교수, 도청 홍보과 전성환 과장, 옹기 도예가 이현배 씨 등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이 이번 공동브랜드 개발에 수렴된 것으로 보고됐다.

컨티뉴 디자인 회사 측에서 최종안으로 확정한 첫 번째 디자인(안)의 기본 콘셉트는 자연, 인간,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농·특산물을 생산하는 최고의 진안군이라는 의지를 담았다.

또 마이산, 사슴, 인간, 집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된 건강한 농·특산물을 생산하는 진안군의 의지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디자인(안)은 큰 원에 진안의 모든 이미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큰 원 속에는 십장생을 대표하는 봉황과 진안을 대표하는 인삼 등을 담았으며 큰 원이 물방울이 되어 데미샘에 떨어지는 순간을 표현해 데미샘의 이미지와 결합 된 상징을 시도했다.

김병철 대표는 "청정원이나 풀무원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도록 디자인했다."라며 "데미샘을 홍보하면서 관광자원을 추가로 발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디자인 제안에 이정열 과장은 "오늘 용역업체 측에서 제안한 2가지 디자인 안은 외부인이 봤을 때 각인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라며 "CI(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을수록 기억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그림을 넣는 만큼 별도로 설명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농업경제과 김정배 과장 역시 "두 가지 안 모두 너무 복잡하다."라고 말하며 이 과장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 대표는 "데미샘 만으로 진안을 함축해서 홍보하기엔 출혈이 예상된다."라며 "마이산을 항상 데미샘과 결합시켜야 진안을 알리는 것에 더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2초, 3초 만에 랜드마크가 되어야 하는 것이 CI이다."라며 "'신비스러운 마이산에 데미샘이 있다.'라는 정확한 콘셉트를 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수긍을 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전북 인삼농협 임종필 전무는 "전문가 의견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전문가들이 충분히 검토했을 텐데 잘 알지 못하는 우리보다는 그 부분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이 선택한 것이니 그만큼 효과가 좋지 않겠나."라는 반응이었다.

이날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전북대 디자인학과 정성환 교수는 "금호나 빙그레, 풀무원처럼 막대한 홍보비가 투입된다면 단순히 상징으로 디자인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다."라며 "그러므로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디자인에 관련된 질문 이외에도 송정엽 의장은 "지금까지 쓴 상표는 폐기되는 것이냐."라며 "외국에서도 데미샘이 사용되는 것이냐."라고 질문했다.

답변에 나선 김정배 과장은 "진안삼 브랜드를 제외한 모든 상품을 데미샘으로 바꿀 예정이다."라며 "국내·외 모두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송영선 군수, '통계자료결과가 없다' … 마지막까지 질문을 아끼던 송영선 군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송 군수의 첫 질문은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설문조사 자료를 공개해 줄 수 있느냐."였다. 이어서 "모두 몇 명 중에 전문가 의견이 몇 명, 일반 주민 몇 명, 수도권 지역 몇 명 등등으로 나뉜 자료를 보여줄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컨티뉴 디자인회사 측은 준비된 자료는 없지만 설문조사를 하고 있던 현장의 사진과 설문조사 결과가 담긴 스티커 보드를 보여줬다.

이에 송영선 군수는 스티커 보드에 정확한 수치가 기입 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후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확정을 지으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물었다.

송 군수는 전주 지역보다는 수도권 지역의 설문조사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김 대표 측이 수도권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를 데이터로 작성해 보고한 후 브랜드 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송 군수는 "우리는 회사 측으로부터 CI를 받으면 오래도록 사용해야 한다."라며 "모든 것을 제공해줘야 결정을 하고 따라가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결국, 이날 최종보고회에서는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 디자인을 확정하지 못한 채 보고자료를 더 충실히 만들어 2주 후에 결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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