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수몰된 우리지역 유물은 어디로 갔나 4·

글 싣는 순서

  1회: 진안 수몰의 아픔, 진안 유물의 현실
  2회: 조선대 박물관에 숨겨진 진그늘 마을의 역사
  3회: 진안군 청동기 시대를 옮겨 놓은 국립전주박물관 등
☞ 4회: 지역 출토 유물 관리문제 이대로 좋은가
  5회: 지역 유물 제자리 찾아주기의 의미와 전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구석기시대 유물 발굴과 함께 그 시대에 사람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또 1만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신석기시대 역시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조선시대까지 우리지역의 다양한 시대변화를 아주 잘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여건은 수몰지역에서 발굴된 유물과 이를 바탕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중요한 유물과 생활흔적은 우리 군에 많은 의미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그 의미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에 대해 행정과 지역주민들이 조금이나마 관심을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 편집자 주


▲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 <정천면 갈용리 갈머리 발견>
◆진안, 신석기시대도 많은 관심
구석기시대와 마찬가지로 신석기시대도 우리 지역이 학자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자들의 관심은 해안지역이 아닌 내륙지역에서 신석기시대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신석기시대는 대부분 해안가와 섬 등 물가 주변에서 채집생활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진안은 해안가가 아닌 내륙지역이다. 이곳에서 신석기시대의 유적이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석기시대의 또 다른 생활상을 발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용담댐 수몰지구가 조사되기 이전에는 전라북도 내륙 어디에서도 신석기시대 유적과 유물이 발견된 예가 없다.

전북 내륙의 신석기시대 유적은 용담댐 수몰지구에서 집중적으로 찾아진 것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자연을 이용해 만들어진 유물들
더욱이 신석기시대는 인류의 위대한 생산혁명의 시기라고 불리고 있다. 이 시기부터 자연에 의존한 것이 아닌 자연을 이용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선 자연을 이용하기 위해서 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제작 도구들은 빗살무늬 토기, 금강식 토기와 조개날도끼, 돌괭이, 부싯돌, 돌삽 등이다.

또 유적에서 출토된 도토리, 갈판과 갈돌, 적석유구의 지방산분석으로 미루어 용담댐 수몰지구의 신석기집단은 도토리 등 견과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유적의 입지조건과 다량의 굴지구에서 원시농경의 가능성도 추론하고 있다.
용담댐 신석기문화는 단기정착적이면서도 이동적 성격이 강한 소규모의 집단이 남긴 문화로 추정하고 있다.

▲ 신석기시대 금강식 토기 <정천면 갈용리 갈머리 발견>
신석기시대에 정착하면서 촌락을 이루는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도구를 이용한 농업과 상업 등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집중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유물 역시 채집경제에서 생산경제로 탈바꿈되었던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정착을 위한 생활유적과 발전한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유적이 여러 곳에서 조사되었지만 안천면 삼락리 승금·안자동, 상전면 용평리 운암, 정천면 갈용리 갈머리·농산, 모정리 진그늘여의곡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리고 섬진강 유역에 속한 진안군 성수면 좌포리에서도 빗살무늬 토기와 석기류가 수습되었다고 한다.

군산대 곽장근 교수는 "이 유적들은 대체로 하천변의 들판과 구릉지에 입지를 두고 있는데 그것은 농경에 유리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계양식을 통한 안정된 정착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빗살무늬 토기편이 절대량을 차지하는 유물은 정주형의 집자리보다 화덕자리 혹은 집석 유구에서 주로 출토되었는데 유구의 속성은 금강과 섬진강, 영남지방 서부 내륙지역 출토품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여 주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과 그 주변 지역에서 신석기시대의 유적은 대체로 금강과 섬진강 양쪽에 넓게 펼쳐진 들판에 입지를 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 시기의 유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이다.
 

▲ 신석기시대 조개날도끼 <정천면 갈용리 갈머리 발견>
◆지역주민, 지역에서 발굴 유물 몰라
모든 발굴문화재는 국가로 귀속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모든 유물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보존 및 관리 하고 있다. 국가에 귀속된 것이다.

그러나 국가로 귀속된 유물이 어떤 것이 있고, 그 유물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모르고 있다. 그저 유물이 발굴된 사실만 알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도, 홍보도 안 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민들에게 용담댐에서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물이 발굴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먼저, 진안읍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수몰된 유물은 물론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진안에 박물관을 건립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곳에 발굴된 유물이 있겠죠."라고 말했다. 또 "발굴 유물이 박물관에 있지 어디에 있겠느냐?"라며 당연한 것을 묻는다고 면박을 주는 주민도 있었다.

진안역사발물관에 유물이 없다는 말에는 "그럼 발굴된 유물이 어디에 있나?"라며 되묻기도 했다.
또 다른 질문으로는 어떤 유물이 발굴되었는지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준 주민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조차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어떤 게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주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러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적 가치는 알고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에 대한 새로운 재조명이 필요한 것 같다.

▲ 신석기시대 돌괭이 <정천면 갈용리 갈머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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