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중증장애인 돌보는 활동보조인 오정옥 씨

▲ 오정옥씨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거동이 불편한 1급 중증장애인을 도와주는 제도다. 우리 고장 1급 중증장애인 190명 중 서비스 신청인은 37명. 서비스를 받는 연령대는 14세부터 65세까지 다양하다.

현재 관내에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위탁받은 사회적 기업이 있다. 진안자활지역센터 안에 있는 나눔 복지센터. 그곳에서 일하는 활동보조인 오정옥(50)씨.

"작년이죠. 2008년 2월부터 시작했으니까요. 활동보조인으로 일하게 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그는 활동보조인으로 출발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놀란다.

장애인들과 함께 보대끼던 시간이 스쳐간다. 일에 대한 막강한 자부심, 사람에 대한 애정. 그이가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이는 이유일까?

오 씨는 주로 1급 중증장애인을 돌본다. 하반신이 마비되거나 손마저 쓰지 못하는 사람, 자폐아동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주로 장애인들의 말벗이 되어 준다거나, 식사할 때 먹여주기, 이 닦기, 기저귀 교환, 몸 닦아주기, 에...또 공부도 가르쳐줍니다. 쉬운 일은 아니죠. 반면 보람은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그는 대답 도중 웃는다. 미소봉사까지 대접할 줄이야! 그 웃음이 시원시원하다.

그가 첫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장애인들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처음에는 몹시도 부끄러워했다. 특히 기저귀를 갈아줄 때 수치심도 느꼈을 법도 하다. 1년이 지나자 일어서서 비틀비틀 걷는 사람도 있다. 동네 사람들도 놀라는 눈치다. 좀 더 서비스를 받고 싶은데 시간을 늘려줬으면 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는 무엇보다 변화와 자극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골집에서 틀어박혀 있는 장애인들은 외로움과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오 씨는 가끔 자신의 차에 장애인을 태워 소풍을 간다. 자동차 시트에 등을 기댄 채 버티던 사람이 지금은 먼저 내리려고 아우성을 친다. 나들이는 답답했던 마음을 확 뚫어준다. 차 안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어울려 농담도 한다. 사회성을 배워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오 씨는 '브라보'를 외친다.

그러나 당황했던 일도 아프게 기억하는 오 씨. "나이가 든 정신지체장애인이 담요를 거두려는 절 갑자기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쳤어요. 정말 놀랐죠. 하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그이의 자랑은 정작 딴 곳에 있다.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다.

"이것 보세요. 도화지에 소나기처럼 좍좍 선을 긋기만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뭇가지를 그리고 꽃을 그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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