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 김주환 진안치과 원장·새진안포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한 달이 지났다. 많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고 조문을 했다. 시민들이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 보여주는 현 정권의 통치 행태에 대한 비판의 의미 역시 담겨져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요지부동(搖之不動),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소수만을 위한 정책들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대학교수를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은 '소귀에 경 읽기(牛耳讀經)'다. 아마도 한국소가 아닌 미국산 수입소라서 더 못 알아듣는지도 모르겠다.

비정규직 법안이 개정처리가 되지 않으면 고통 받는 것은 노동자들이라고 한 말씀 하신다. 정치권에서 빨리 처리해야한다고 한나라당 단독국회 강행을 요구하는 말씀이다. 중도 실용을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갈등과 분열을 부추긴다. 중도 실용이란 양극단을 피하는 통합의 의미인데 대통령님의 중도는 무엇이고 실용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검찰 수사의 책임자인 검찰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검찰의 수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명박 정부의 전위부대인 검찰은 법에 대한 불신을 스스로 쌓아가고 있다.

용산참사의 경우에는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황당무계한 수사를 했고, 오히려 피해자인 철거민들을 기소해 재판장에 서게 했다. 불에 타 참혹하게 숨진 용산의 철거민들은, 자해(자살) 공갈단 취급을 받으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한다는 것이 한국 검찰의 입장이다.? 언젠가 이런 검사들과 폭력진압을 지시한 경찰을 법정에 세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희생된 시신들은 아직 장례조차도 치루지 못하고 있다.

PD수첩의 작가와 PD는 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다. 국민의 건강을 우려해 광우병 위험을 경고한 것이 농수산부 장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기소된 이유다. 검찰은 PD 수첩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뒤지고, 사건과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것 까지 일일이 보고 내용까지 공개했다. 황색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를 검찰이 한 것이다.

명예훼손죄를 조사한다면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검찰이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이메일의 비밀을 보장 받고 싶다면 한나라당의 어떤 의원과 같이 구글의 Gmail이나 MS의 hotmail을 사용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의 시행을 미루거나 유예하는 것이 비정규직 보호가 된다.' 는 이상한 나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은 정규직 전환을 희망한다. 그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회를 미루고 희망을 짓밟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그 대통령님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던가. 기륭전자 노동자, KTX 여승무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대형마트들이 슈퍼의 작은 형태로 골목시장 조차도 다 집어 삼길 태세다.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네슈퍼, 구멍가게 주인들의 시정요구에 이명박 대통령님 한 말씀 하신다. 함께 살아야 하니 양보하고 구멍가게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답변이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슈퍼가 동네 골목에 들어오지 못하면 살지 못하고 망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대형마트들은 현재도 벌만큼 벌고 있다. 이미 재래시장들은 거의 망한 상태다. 그런데 이런 대기업에 동네슈퍼가 경쟁을 하라신다. 진안에도 이마트, 홈플러스 슈퍼가 들어오면 진안의 마트와 슈퍼가 이들과 경쟁이 가능할까? 이것이 무지와 야만, 폭력이 아닌가?

질 좋고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어 잘 됐다고 했다. 광우병 위험요소가 많은 미국산 수입쇠고기 반대가 많아지고 촛불 들고 나오니, 싫으면 안 사 먹으면 된단다. 이 대통령의 예상대로 다수 국민들은 미국 소 싫어서 안 사먹고 있다.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는 검역과정에서 가장 많은 불합격 판정을 받고 있다. 식당에서나 시장에서 미국산이 호주산으로 둔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많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들은 부도가 나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이며 누가 문제일까.

대운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니 '대한늬우스'로 홍보하겠단다.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집에서 보는 텔레비전은 내용이 마음에 맞지 않으면, 채널을 바꾸면 된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대한늬우스는 영화를 보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 2010년을 코앞에 둔 대한민국 정부의 홍보방식이다.

이제 힘을 모아야 한다. 다수의 시민들이 대운하를 반대하니 하천 정비로 이름만 바꾸어서 불도저식으로 개발하려한다. 미디어법이란 이름으로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 모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모아진 마음들로 이런 무모한 정책들을 막아야한다. 민주당, 친노, 진보세력, 시민사회단체들이 작은 차이를 강조하기 보다는 연대의 정신으로 당면한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삽질정책들을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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