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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한 연예인이 김치 공장에서 체험하는 내용이 나왔다. 그런데 제목을 보니 '연예인 누구 김치 만들기'라고 자막에 나온다. 이젠 사람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써서 그렇지 김치를 만든다니... 김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담그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김치를 만든다'고 받아들인다. 자막에 '연예인 누구 김치 담그기'라고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렇게 '만들다'는 말로 귀한 움직씨(동사)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국수를 만들다'는 '국수를 누르다'로, '만두를 만들다'는 '만두를 빚다'로, '노래를 만들다'는 '노래를 짓다'로, '보금자리를 만들다'는 '보금자리를 치다'로, '조직을 만들다'는 '조직을 꾸리다' 따위로 쓸 수 있겠다.

물론 '만들다'는 말을 써야 더 잘 어울리는 문장이 있다. 그런 문장을 구태여 다른 낱말로 쓰는 억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만들다'는 말을 쓰지 않고 더 어울리는 말이 있는데도 더 좋은 우리말이 묻히는 경우가 참 많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른 나라 말에 비해 우리말은 움직씨와 꾸미는 말이 많아서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러 때와 처지에 알맞게 말을 쓸 수 있도록 움직씨를 제대로 가르쳐 쓰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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