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우리아이들의 성 (1) 학교에서의 성교육·
친구와 인터넷 등 통해 왜곡된 성(性) 인식 우려

대체 십대는 어떤 아이들인가? 기성세대는 너무나 발전한 현대를 누리며 살고 있는 십대학생들이 막연히 두렵기도 하고, TV 나 뉴스를 통해 나타나는 몇몇 보도를 통해 모두 싸잡아 나쁘게 생각하기도 한다. 십대 학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 또한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자녀가 지금 어떻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자아를 정립해가고 있는지 바쁜 생활 속에서 학교 성적으로만 가늠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 진안관내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전한 한 인간으로 자라 가는데 학업만큼이나 중요한 성교육에 관해 5주간 연재하며 학생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한다. -편집자 주

◆청소년 성 관심 적은 어른들
진안에 살며 진안관내의 중학교에서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는 학생은 총 559명이다.
진안관내에는 남중이 1개, 여중이 1개 남녀공학이 8개교가 있다.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1년에 10시간 성교육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학교에서는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하여 1년에 3-4시간 정도 강당에 전체학생을 모아놓고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관련교과에 나온 부분을 공부한 것으로 시간을 메우고 있다.

진안 관내 중학교에는 학교에 전문 보건 담당교사는 없으며, 교사가 보건을 겸임으로 맡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의 성교육과 성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면서 점점 학생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이에 진안경찰서에 생활안전계를 찾아 취재하려는 내용을 말했다.

하지만 처음 만난 계장은 여성·청소년 담당에게 가서 얘기하라고 제안했고, 복도로 나온 담당자는 "우리군내에서는 성폭력관련 사건이 올해 한 건도 없다. 왜 이런 주제를 잡았느냐."라고 되물었다.

군청에 여성청소년담당은 "학생들에게 지나친 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말해 얼마나 학생들에게 관심이 있는지 의아하게 했다. 진안군에서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으로 1년에 40만원이 책정되어 있을 뿐이다.

관내에서 성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군청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센터와 보건소이다. 그러나 청소년 상담센터도 성교육을 전담하는 부서가 아니고, 1년에 20여 가지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뿐이다.

청소년지원센터 허은하 담당자가 성교육자 자격증이 있고, 그 쪽에 관심이 있어 학교에서 요청이 있을 시에 학교를 방문하여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보건소에서도 담당자가 학교에서 요청하거나 보건소에서 학교에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하여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친구와 인터넷 통해 정보교류
학교에서의 성교육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설문결과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성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라고 답한 학생이 17%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렇게 답한 것도 모두 여학생이었고, 남학생은 한명도 가정에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진안여자중학교 24명, 진안중학교 33명, 총 57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지에 답변을 받은 결과다.

설문에서 '부모님께 성에 관하여 질문하였을 때 답변을 잘 해주셨나?'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으신다'. '어른이 되면 알게 된다고 하신다.'가 가장 많았고 '잘 알려주신다.'라는 답변은 38% 로 나타났다. 이 질문도 여학생들이 압도적이었고, 남학생들은 5명만이 이렇게 답했다.

가정에서는 올바른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또한 진안여자중학교 보건담당을 겸임하고 있는 한 교사는 "결손가정이 많고 부모의 이혼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라고 했으며, 진안중 보건담당 교사는 "편부, 편모가정이 전체에 30%가 넘는다."라고 말해 가정에서의 성교육이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기본 모델의 부족을 절감하게 한다.

설문결과 주로 학생들은 인터넷을 보거나 친구들과 이야기 하며 성에 관한 지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왜곡된 성에 접하게 되면서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어른들의 무관심속에 아이들은 그들만의 비밀이 쌓이고, 그들 사이에서만 알고 있는 사건사고가 생기게 된다.

교사들도 학생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이성교재 사례나 성 체험 등에 관해서는 짐작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은하 담당은 "성교육은 육체적 문제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너무나 광범위하고 분야가 많아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가 학교나 가고, 학원이나 다니며 그대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부인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구도 그냥 어른이 되지 않는다.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건강한 자아를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이해하는 것과 아이들의 실제가 큰 차이가 있어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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