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성(2) - 이성교재·

진안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이성교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 이성교재를 하고 있을까 알아보았다.

간단한 앙케트와 직접 면접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으며 지역에 있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기초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일반화 할 수 없음을 미리 밝혀 둔다.

그러나 우리 지역 아이들이 이성교재나 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개괄적인 이해를 돕는 데는 충분하다.

또,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과 위조 주민등록증까지 만들어 술집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편집자 주
 
◆이성교재는 주로 문자와 채팅
관내 중학교를 돌아보며 확인한 것은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남녀공학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또 남녀공학인 곳에서는 지역특성상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같이 공부한 사이라 그런지 학교 내 커플이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른 학교의 이성과 교재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성교재 시에 학생들은 주로 문자를 많이 보내고 인터넷 상에서 채팅을 많이 하며 친구와 놀듯이 한다고 답했다.

이성교재에 대해 학교마다 지도 방법도 조금씩 달랐다. 남녀공학일 경우 학교 내에서 이성교재를 금지하고 있는 학교도 있었고, 교사들이 학교 내 커플로 인정하여 드러내고 교재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학교 내에서 신체접촉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데이트 비용은 여학생이 내는 경우도 있으나 주로 남학생이 내며, 요즘은 여학생들이 당당하고 남학생은 쑥스러워하지만 대체로 남학생이 먼저 사귀자고 말한다고 한다.
 
◆만남 길지 않고 나름의 풍속도
만난지 22일째 되는 날을 '투투데이'라고 부르며 주위 친구들이 선물을 주고, 서로 선물을 교환한다. 100일째 되는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반지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성교재를 하는 학생들은 건전하게 사귀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전주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이나 PC방을 가고 때로는 술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축제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요새는 좀 개방적이다. 가족들이 있을 때 이성 친구 얘기를 하기도 한다."라고 말하며 이성에게 인기 있는 학생은 "공부만 하는 애들은 별로다 운동을 잘하거나 성격 좋고 뭔가 하나를 잘하고 매너 좋은 이성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700일 넘은 커플도 있어요. 하지만 짧게는 10일 정도 사귀는 수도 있어요. 주로 짧게 만나요. 헤어지고 나서 욕하고 다니면 되레 더 욕먹어요."

청소년들의 이성교재에 대해 청소년 상담센터의 허은하 상담자는 "전에는 몇 년 사귀었냐고 물어보았다면, 요즘은 며칠, 몇 개월로 물어봐야 할 정도로 100일을 넘는 경우가 많지 않다."라며 "학생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음란물에서는 이성이 서로 호감을 느끼는 과정이나 예의를 지키며 사귐을 갖는 기간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성을 가볍게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주민등록 위조도 벌어져
진안 청소년 수련관에서  데미셈 방과 후 교사를 하고 있는 성모아씨는 “옛날에는 음지에서 했던 얘기들을 학생들이 거침없이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오면 아이들이 어느 순간 변한다.”라고 말하며 “야한 동영상을 본 후엔 여자 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대부분 짝사랑이다.”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인 백아무(중3·남) 학생은 “친구하고 같이 야동을 인터넷으로 봤어요. 남자친구들은 주로 다른 학교 여학생들과 사귀고 있어요. 스킨십은 키스까지는 가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이성 친구를 사귀는 건 좋은데 깊이 가지는 말라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조아무(중3·여)학생은 “남학생들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라고도 말했다.
이런 일반적인 학생들과 함께 소위 '논다'라고 하는 학생들은 나이 들어 보이는 학생이 주로 구멍가게에 가서 술이나 담배를 사오고 판매를 거절하는 곳에는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주민등록증을 위조하여 여자친구를 포함한 친구들과 술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민등록증 위조는 인터넷에 유령사이트로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전주에 있는 한 불법 사진관에서 대행해 만들어 준다고 학생들은 답했다.
 
◆ 이성교재는 인간관계이다.
중학생(14~17세)시기는 성적인 애착기로 자신의 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이성에 대해 애착을 갖고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시기이다.

청소년기의 이성교제는 성인과는 달리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사람만을 정해 놓고 사귀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이 좋다. 또한 이성교재 시에 남학생들은 손잡기, 팔짱끼기, 입 맞추기, 포옹하기 등을 하려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호의의 표현이고 사랑의 확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신체접촉은 어느 정도 선을 스스로 그어 놓아야 하며, 원치 않은 접촉은 단호하게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사귀고 싶은 상대에 대해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맞을 것인가. 그냥 착한사람, 성격 좋은 사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이성교재는 인간관계이다. 이성친구와의 관계도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훈련으로 가족과의 관계, 동성친구와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 대화하는 방법, 화해하는 방법,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서로의 역할을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이성교재를 통해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자기의 인생을 계획할 수 있게 되며, 장래의 배우자상을 만들게 된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는 임미영(40)씨는 “아들이 야한 동영상은 봤고, 아직 이성 친구는 없다. 여자 친구를 사귄다면 데이트 비용을 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부모에게 말 안하고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미영씨도 아직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허은하 상담자는 “학생들이 입시공부 때문에 꼭 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는 준비를 못 한다.”라며 “이성문제는 인간관계의 문제고 내 몸이 소중한 것처럼 친구의 몸도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성간에 지켜야 할 예절을 익혀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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