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 다채로운 볼거리로 호응 이끌어
비보이와 마술쇼 등장하는 신개념 '시위'

▲ 지난 13일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비보이 댄스팀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촛불문화제가 지난 13일 저녁 7시부터 군청 주차장에서 열렸다.
500여 명의 주민이 촛불을 들고 군청 앞으로 나와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 촛불문화제는 지난달 열린 촛불문화제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촛불을 들고 쇠고기 협상반대를 외치는 모습은 같았지만 문화제와 맞아떨어지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함께 어우러졌다.

무대에서는 비보이 댄스팀의 댄스공연과 마술사의 마술 공연 그리고 전문 사회자를 섭외해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주차장에는 지난 촛불문화제 때 내걸린 현수막 대신 대형무대가 설치되고 대형스크린이 설치되어 영상을 보여주는 모습도 전과는 달랐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한 학생은 "문화제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이어서 흥미롭고 재미있다."라며 "오늘 비보이와 마술쇼 등을 선보인다고 들어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학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비보이의 댄스 공연이 시작됐다. 흥겨운 힙합리듬에 맞춰 20대 청소년들의 멋진 안무가 이어지자 촛불을 든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촛불을 놓고 탄성과 박수를 치는 청소년의 모습도 보였다. 비보이의 댄스가 끝나고 광우병에 관련된 동영상을 보여주자 여기저기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가 이어진다.

이런 무거운 분위기는 순식간에 나타난 마술사의 마술에 다시 화기애애해졌다. 마술사의 화려한 동작하나하나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지고 참여한 부모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즐거워 했다.

▲ 우리지역에서 두번째로 열린 촛불문화제에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참여했다.
촛불문화제에 이날 처음 참여했다는 김혜숙 씨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시위가 아닌 청소년과 어른들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촛불문화제에 맞는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지역에 소외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의 기회를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 많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한 주민은 "촛불문화제라고 말하는 것처럼 주민이 하나 되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다."라며 "하지만, 의식 없는 청소년들이 소리를 지르고 촛불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모습은 썩 보기 좋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다섯 개 농민단체가 합심해 기획했다. 이중 농민회 신중하 사무국장은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반대를 위해 이번 촛불문화제를 기획했다.

또 농민회를 비난한 송영선 군수의 사과를 받는 것도 포함된다."라며 "문화제를 차려놓고 문화가 없다는 전 촛불문화제에 대한 평가를 고려해 이번에는 문화를 결합해 제대로 된 문화제를 만들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영선 군수는 행사시작 즈음에 현장에 나타나 몇몇 주민들과 악수를 나눈 후 청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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