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가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 길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그 길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만나게 된다. 오늘 나선 길에는 무엇을 만나게 될까. ◆설렘과 기다림이 공존하는 굽어진 길 진안읍 오천리 외오천 마을에서 시작한 길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름드리 느티나무 여섯 그루다. 느티
얼마 전에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에 나오는 글이다. "우툴두툴한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쓰다듬고 있으면 창밖으로 지나가는 미친 바람소리도 한결 부드럽게 들린다. 이 방에 나는 방석 한 장과 등잔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두지 않을 것이다. 이 안에서 나는 잔잔한 삶의 여백을 음미하고 싶다." 집이라는 공간은 시간과 더불어 기억을
진안군청 주민만족과 생활민원팀에서 은천마을에 사는 임일현(74세), 이정애(64세)씨 부부가 살 집을 수리하는 과정을 동행 취재했다. 3월 2일부터 시작된 집수리는 3월 12일까지가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조건으로 조금 더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12일까지 진행된 과정을 실어 보내고 집수리가 완료되면서 한 번 더 연재한다. /편집자 주 ◆현장 행정이 중
자가용이 없는 뚜벅이들에게 버스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 중의 하나이다.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타 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버스 차창에 기대어 지나치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버스 기사에게 그런 낭만은 없다. ◆병원차를 몰고 다닌다고 생각해야 해 모두가 잠든 새벽 4시, 이용주(54세)
시골 작은 마을 구석구석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았다. 성수면 외궁리에 자리를 잡은 '우리아이 희망 진안센터(팀장 최규호)'가 그곳이다. ◆발로 뛰며 찾아가는 우리아이 희망 진안센터를 열다 우리아이 희망 진안센터가 처음 진안으로 들어 온 것은 2009년 6월이다. 한참 농사일로 바쁜 시기에 중길리 골
사람이 있어야 마을이 있고, 마을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젖먹이에서부터 어린이, 청소년, 청장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이 마을을 구성해야 그 마을이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구성원 대부분이 노인이라면 그 마을이 언제까지 살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골 마을 대부분이 이농으로 인한 고령화로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전교 회장을 뽑는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우리 학교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부지런히 움직일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할 것입니다." 지난 4일 진안중앙초등학교 전교어린이회 임원선거에서 후보자로 나선 학생들은 현실성 있고 유머 넘치는 공약을 제시하며 치열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운동장에 놀이시설을 더 만들
7월 4일. 진안 마실 길을 걷기로 한 첫 번째 토요일이었다. 이날 걸어야 할 진안 마실 길은 총 18.94km였다. 백운면 노촌리에 있는 영모정을 출발해 740m 높이에 이르는 신광재를 거점으로 삼았다. 마침표를 찍는 신전마을까지는 6시간 45분이 걸리는 구간이다. 카메라와 부속품이 든 가방을 메고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성수면 좌포리
아이들은 쑥스러움 없이 중국어를 내뱉는다. 이선옥 강사는 "진도는 더디지만 발음은 정말 좋아요"라며 진도를 빨리 나가기 보다는 발음교정에 더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수업시간에 잡담도 중국어로 유도한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어는 성조에 따라 뜻이 다르기 때문에 음의 높낮이에 신경을 써야한다. 2007년 개설된 마령면
산 아래 띄엄띄엄 놓인 민가들 틈 속에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가 놓여있다. 길 물어볼 사람조차 보이지 않은 도로 한쪽에, 김지연 작가와 이현순 운영위원이 마중 나와 있었다. 계남정미소를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은 사진을 시작하고 13~14년을 함께 했다. 자매와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차가운 공기에 바람까지 제법 분다. 철판 같은 지붕이 바람에
꽹과리 소리가 산을 넘어온다. 유동마을에 하나둘 사람이 모여든다. 트럭을 타고, 뒷짐을 지고, 삼삼오오 느릿한 걸음으로 들어온다. 유동마을 빈터는 금세 백여 명의 사람들로 꽉 들어찬다. 풍물 소리가 휘몰아가다 잦아지면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흰구름(백운)처럼 떠날 차비를 서두른다. "이렇게 웃으면 되야?" 한동해(백운면 노천마을·
사당을 높여 '묘'라고 한다.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남부마이산 중턱에는 '주필대'라는 암벽에 둘러싸인 묘가 있다. 이 묘에는 건국과 패망의 역사를 지닌 주역들이 잠들어 있다. 단군, 태조, 세종, 고종이 그들이다. 회덕전은 이산묘의 정점이다. 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건물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다. 언급한 네 사람의 위패만 모셔져 있지만
옛날에는 계곡물을 먹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계곡물을 먹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에는 아직도 계곡물을 받아 저장해 두었다가 먹고 있는 곳이 있다. 마령면 계서리 계남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마을에 1970년 간이 상수도를 설치했다고 한다. 40여 년이 지났지만 간이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는 주민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
대마초를 재배하고 있는 곳이 우리 지역에 있다. 이곳은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아 대마초를 재배한다. 그곳이 바로, 마령면 계서리 서산마을이다. 예로부터 대마는 마라고도 불리는 삼이다. 대마는 삼을 재배하는 것으로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다. 이 마을에서는 대마초를 농가 소득을 올리는데 사용한다. 대마는 주로 섬유를 얻기 위해 재배되는데 서산마을
귀농귀촌인들이 진안으로 몰려들었다. 지난달 28일 2박 3일 일정으로 우리 군과 (사)전국귀농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하는 '귀농귀촌인 직거래 장터 및 문화제 in 진안' 행사가 전통문화전수관과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지역주민과 귀농귀촌인 과의 괴리감을 해소하고 직거래 장터를 마련하여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는 것에 역점을 두었으며,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예술가 이주를 통한 진안 공공미술학교 상상공간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진안군, 귀농귀촌활성화센터, 도농교류지원센터의 후원으로 진안 청소년수련관(데미셈 학교)과 진안읍 한방약초센터에서 열린 이번 프로젝트는 상상공간기획소(예술감독 이광준)의 주최로 진행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획자 3명, 작가와 디자이너 8명이
지난 4일 찾은 문화의 집에 그윽한 분위기가 한 가득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시를 읽고 책을 읽고'(강사 김성숙)수업을 들으러 온 수강생들이 저마다 한 손에 책을 끼고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직접 제작한 카드형태의 글단풍을 소개하고 있던 김성숙 강사는 "연말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연하장 말고 글단풍에 시를 넣어
촛불문화제가 지난 13일 저녁 7시부터 군청 주차장에서 열렸다. 500여 명의 주민이 촛불을 들고 군청 앞으로 나와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 촛불문화제는 지난달 열린 촛불문화제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촛불을 들고 쇠고기 협상반대를 외치는 모습은 같았지만 문화제와 맞아떨어지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함께 어우러졌다. 무대에서는 비보이 댄스팀
한방기공체조교실(강사 최구원)을 찾았다. 보건소에 어르신들의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린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 어르신들이지만 매주 목요일 보건소에서 한방기공체조를 배운다는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한방기공체조실, 기공체조에 어울릴 법한 고요한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도 잠시뿐, 최구원 강사가 힘차게 박자에 맞추어 목소리를 내자 음악소
수몰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주공1차 아파트도 여느 사람 사는 곳과 다르지 않다. 이른 오후, 몇몇 꼬마아이들이 뛰놀고 있을 뿐 한산하기 그지없는 낮 시간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적막을 깨고 신나는 노래방 소리가 아파트 단지 내에 울려 퍼졌다. 좀처럼 듣기 힘든 할머니들의 호탕한 웃음소리, 가슴 속 답답함을 날려버리는 듯 마이크 노랫소리가 근처 주민들마저